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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코로나19와 ‘CO₂거리두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온도와 습도 같은 기상·환경 요인의 영향을 분석하는 데 매달렸고, 여러 연구에서 겨울철같이 온도나 습도가 낮으면 코로나19 확산이 잘 되는 것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도, 열대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세등등하다. 논란 끝에 학계에서는 이제 바깥 온도와 습도보다는 각국 정부의 방역 대책이나 빈곤·인종 등의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일리노이대학 기계공학과 명예교수인 타이 뉴웰은 특이한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사례를 보면 기온이 화씨 50도 이하일 때와 화씨 70도 이상일 때 코로나19 확산이 잘 된다는 것이다. 쌀쌀하거나, 더울 때 사람들은 외출하지 않고 실내에 머무는데, 이때 환기가 잘 안 되면 코로나19가 퍼진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기온이 50~70도일 때는 야외 활동도 많아지고, 창문도 자주 열어 코로나19가 준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의 발병 추이를 온도와 대비해 보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뉴웰 교수의 주장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때문에 “환기를 충분히 해서 실내 이산화탄소(CO2) 농도를 800ppm 미만으로 유지해야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뉴웰 교수의 권고가 귀에 쏙 들어온다. CO2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의 코와 입에서 나오고, 바이러스를 매번 분석하기 어려운 만큼 200달러 정도 하는 측정기로 CO2를 측정해 환기를 조절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관련 논문들을 분석한 뉴질랜드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대학 연구팀은 “야외 행사 때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실내보다 확실히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이달 초 공개한 논문에서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구팀은 야외 행사라도 얼마나 많이 모이느냐, 고령자 등 취약 계층이 참석하느냐, 얼마나 밀착하느냐, 행사가 얼마나 오래 계속되느냐, 참석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감염 가능성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자로부터 2m 이내에서 15분 이상 보내거나, 1m 이내에서 대면 접촉을 하거나, 대면 접촉 없이 1분 이상 감염된 사람과 1m 이내에 있는 경우 야외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행사 준비·참석을 위한 실내 모임과 단체 식사, 공동 숙박, 차량 공동 이용이 야외행사 자체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CO2는 코로나를 경고하는 물질이지만, 기후변화의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CO2는 실내에서만 줄여야 하는 게 아니다.

기후변화는 재앙이 됐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아야 하고, 지구 대기 CO2 농도가 430ppm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고, CO2 배출량을 매년 10%씩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지난해 전 지구 CO2 평균 농도는 409.8ppm이다. 여유가 20ppm밖에 없다.

지난 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로 도시 봉쇄를 했고, CO2 배출량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봉쇄가 풀리자 CO2는 곧바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CO2 배출량이 최대 8% 줄고, 지구 대기 CO2 농도를 0.32ppm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가 경제 침체로 큰 고통을 겪으며 줄인 게 고작 이 정도라니 절망스럽기도 하다.

CO2를 줄여야 코로나도 예방하고, 기후재앙도 피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CO2를 줄이는 노력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고통은 더 커진다.


강찬수 / 한국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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