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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배우며] 이완 반응(relaxation Response)

위약 현상과 우리 몸의 지혜에 이어, ‘이완반응’을 허버트 밴손의 책 영원한 치유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항문암 수술을 받았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중년 여인 마리는 고통 때문에 몸부림쳤다. 밴손의 인도로, 천주 교인인 그녀는 묵주기도를 했다. 묵주에 달린 십자가를 잡고 십자성호를 이마, 가슴, 양어깨 순으로 긋고 십자가 발에 입 맞추고, 기도문을 외우며 묵주기도를 계속했다. 죽음과 고통으로 질주하던 마음이 조용해지고 몸의 지혜가 작동하여, 고통이 갔다. 아플 때마다, 묵주 기도를 했다. 이완반응으로 그녀는 약으로도 안 듣던 고통을 이기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사망했다.

어려서부터 편두통을 앓던 앤디라는 소년에게도, 이완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기도문을 이용했다. 소년과 가족은 성당에 다녔다. 편두통이 올 때마다, 20분간 기도를 반복하고, 하루에 두 번씩 기도하게 했다. 마음을 조용히 하면 몸의 지혜가 작동했다. 앤디의 두통은 차츰 나아지더니 석 달 후에는 사라졌다. 앤디는 정상으로 회복되어 학교생활에 적응했다.

두 살 된 손자가 수영장에 빠지고 응급실에서 살아났으나 정신과 신체적인 불구가 되고부터 재닛은 불면증을 앓았다. 우연히 밴손이 쓴 이완반응책을 보고 하버드 의대 ‘마음 몸 의료센터’ 에 왔다. 그 센터는 밴손이 만들었다. ‘평화를 주소서’ 반복하며 마음에서 온갖 생각과 고통을 잠잠히 했다. 신이 자신에게 온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간절했다. 기도를 계속할 수록, 불면증은 사라져 치유되었다.



싸움–도망 반응은 우리를 위험에서 살리는 몸의 지혜이고, 그것과 정반대되는 우리 몸의 지혜가 이완반응이라고 밴손은 설명한다. 숨이 가빠지고 혈압이 오르고 근육이 긴장하는 대신, 숨과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근육이 이완되며, 마음이 조용해지면 회복과 치유가 된다고 한다. 천방지축 지친 어린애가 낮잠을 자고 회복되듯, 싸움-도망에 지친 마음의 치유와 회복을 이완반응이 준다고 한다.

현대 도시생활, 경쟁사회, 거짓 소문과 광고, 문명 혜택 뒤의 부조리, 컴퓨터와 인공지능으로 순간마다 바뀌는 현대를 사는 사람 중에는 스트레스는 물론, 싸움-도망 반응이 기질화되고 깨어있는 동안 끊임없이 긴장 상태로 사는 그들에게 이완반응이, 끊임없는 긴장 상태를 차단하여 치유의 기회를 마련한다고 한다. 밴손은 몸과 마음 의료 센터도 만들어 수많은 환자를 치유했다.

이완반응 유도에 말이나 구절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비종교인이라면, 하나, 바다, 숲, 태양, 사랑, 평화, 조용, 환희, 감사, 자신을 향한 고마움 등 자신이 믿는 말을 선택한다. 종교를 믿는 분이라면 주는 나의 목자, 마리아의 자비, 전능의 알라, 옴 등 본인이 굳게 믿는 말이나 구절이 도움된다고 한다.

밴손이 환자들에게 가르친 이완반응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본인이 믿는 말이나 구절을 선택한다.
2) 조용한 장소에 편한 자세로 앉는다.
3) 눈을 감는다.
4) 근육 긴장을 푼다.
5) 숨을 천천히 쉬며 선택한 말이나 구절을 조용히 반복해서 외운다.
6) 수동적인 태도를 가지고, 잡념이 생기면 피하고 구절이나 말을 반복한다.
7) 10- 20분 지속한다.
8) 반복이 끝나고 1분 정도 그대로 앉아있다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간다.
9) 하루에 두 번씩 계속한다.
“걸으며 하는 기도”라는 책자도 있다. 걸음, 요가, 다이지, 수영, 수예 등, 반복적인 신체활동을 하면서, 자동화된 생각의 굴레의 세상 잡념을 차단하고 리렉스 반응에 이르면 운동도 하고 몸과 마음도 치유한다.

전에 쓴 러스킨의 용서 글에서 그가 추천한 “감사의 호흡”을 소개했다. 감사의 호흡도 리렉스 반응의 한 형태이다. 아침이나 저녁에 시간을 내어, 편한 자세로 앉거나 누어 눈을 감고 심호흡을 천천히 하며, 세상에 엉킨 생각들을 떨쳐버린다. 숨 쉴 때 배가 오르고 내리는 모습, 자신이 힘들이지 않고 숨을 쉬는 능력이 지금까지 나를 살려왔다. 숨이 끊기면 죽는다. “고마워”하고 자신에게 속삭여 표현한다. 숨을 천천히 4~7번 작은 매듭으로 들이쉬고, 같은 간격으로 참았다가, 같은 간격으로 내쉬는 방법은 숨 쉬는데 더 집중하게 한다. 감사의 호흡을 계속하면, 더 깊은 내 몸의 신비한 지혜와 기능에 대한 감사로 이어질 수 있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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