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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섬·2 -진복희 (1947∼)

섬·2 -진복희 (1947∼)

그대는 모르오리

한 바다 품은 죄를

떠도는 그 바다에



무릎 꿇고 앉은 형벌

모르리

물보라를 끓이고서도

다시 서는 불기둥

-우리시대현대시조100인선 33 ‘불빛’

사랑 독차지도 죄다

넓은 바다에 섬 하나. 그 바다를 홀로 품은 죄 얼마나 큰지 모르다니…. 그래서 바다는 떠돌건만 홀로 무릎 꿇고 형벌을 받는구나. 아, 그 섬을 휘감아 물보라를 끓이고서도 다시 서는 불기둥이라니, 사랑은 이렇게 모질고도 숙명적인가?

아름답고도 무서운 사랑의 모습을 한 바다에 외로운 섬 하나로 그려냈다. 시인의 천재성에 감탄한 월하 이태극이 1967년과 68년 시조문학 3회 추천으로 등단시켰으니 스물한두 살 때였다. 이승하 교수는 ‘진복희의 시조를 읽으며 현대시조가 여기까지 이르러 있구나 하는 감탄을 먼저 하게 된다’고 평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질병은 방역으로 막아내겠지만 그 대가로 치른 자유의 후퇴와 황폐해진 인간성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치유는 결국 배려, 양보, 서로 사랑하기의 인문학적 휴머니즘임을 이 시조를 읽으며 생각한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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