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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신의 불편한 진실

영국 과학자 에드워드 제너(1749~1823)가 처음 천연두 백신 접종법을 개발했지만 사람들의 거부감은 작지 않았다. 소의 질병인 우두 병원체를 사람 몸에 주입해 천연두의 면역 능력을 갖추게 하는 접종법은 훗날 치사율 30%가 넘는 천연두를 인류 역사에서 지울 만큼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의 병원체를 사람 몸에 넣는다는 걸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람이 소처럼 변한다는 괴소문도 퍼졌다.

파스퇴르나 메치니코프 같은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유산균 발효유를 떠올리겠지만 이들은 모두 백신을 검증하고 전파한 과학자다. 젖산 발효를 발견하고 연구한 프랑스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1822~1895)는 제너의 백신 접종법을 증명했다. 그는 “가벼운 증상으로 치명적인 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러시아 미생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1845~1916)는 파스퇴르 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면서 현대 의학의 면역 체계에 대한 연구를 완성한 인물이다. 1901년 펴낸 논문 ‘감염성 질환과 면역(Immunity in Infective Diseases)’으로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메치니코프라는 이름을 들으면 ‘생명 연장의 꿈’이란 말이 떠오른다는 농담이 있다. 물론 요거트를 열심히 마셔서가 아니라, 백신과 면역 체계에 대한 연구 덕분이다. 따지고 보면 인류를 죽음에서 해방시킨 ‘생명 연장’은 그의 공이기도 한 셈이다.



코로나19에 겨울철 단골손님인 독감까지 번지는 ‘더블 팬데믹’을 우려해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이들이 많은데, 최근 잇단 사망사고로 걱정이 커졌다. 백신의 품질 문제일 수도 있고 기저질환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뜩이나 코로나19 공포로 움츠러든 상황에서 불안감을 커질 수밖에 없다.

백신은 분명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인류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최고의 발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감 백신의 사망 원인이 빨리 규명되지 않는다면 과학이 수백 년간 쌓아온 신뢰 역시 무너질 수 있다.

제너가 백신 접종법을 개발한 뒤 주요 국가들이 대규모 예방접종을 시작하기까진 200년이 걸렸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마음속 공포와 불안감을 모두 치유할 순 없는 탓이다.


이동현 / 한국 중앙일보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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