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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얘기] 니체가 말하는 삶 얘기(나를 넘어 나를 만난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속에 정신없이 살다가 공통적으로 마주치는 질문들이다.

그러고보면 삶은 누구에게나 항상 마음 먹은대로가 아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실존의 허무는 찾아온다. 내 삶의 의미를 묻고 허무를 떠올리는 이유는 두 종류다. 반드시 내 삶은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일 수도 있고, 반대로 어차피 삶은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

약 150년 전 니체는 지금 우리와 똑같이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허무에 대해 철저하게 반문하고 고민한 사람이다. 그는 삶의 지혜를 찾기 위해, 삶의 ‘기술’을찾기 위해, 그리고 ‘건강한 삶’을 찾아, 끊임없이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으면서까지 이 답을 찾으려 했다. 일부 편견과 달리 그의 사상은 허무주의가 아니다. 어느 철학자보다 삶을 긍정했으며, 용기를 내 자신을 극복하고 항상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실천한 사람이다.

“너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너 자신을 창조할 수 있어야 세계가 네 작품이 된다. 너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세계가 너의 화원이 된다. 너 자신에게 긍지를 가져야 세계도 경외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먼저 너 자신이 되어라. 강하고 질기고 더 대담하고 더 유쾌하게 건강한 삶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획득하라”. 삶의 병을 진단하고 치유하는 철학적 의사요, 건강하게 살기를 가르치고 권유하는 교육자, 계몽가로 불리는 이유다.



그의 별명은 ‘망치를 든 철학자’ 다. 기존 사상을 몽땅 깨뜨리고 뒤엎는 파격 때문이다. ‘신의 죽음’을 주장함으로써 지금도 일부에서는 가장 위험한 사상가로 불린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위험성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돌직구’ 와 같은 정직한 표현 때문이다. 니체의 돌직구는 모두들 입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그 정직은 결국 누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사상으로 드러난다. 현재까지 그의 생각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이유다.

니체는 신이 죽은 시대를 말했다. 신과 교회의 권위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교회가 만든 신은 실체가 아닌 ‘관념’이요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예수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아들이고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고 말했다. 원수를 사랑하고 모든 이를 형제처럼 사랑함으로 완전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가 말한 “하느님 나라가 너희 안에 있다”는 영원한 평화가 내세가 아닌 우리 가슴속에 있음으로 해석했다.

‘신은 죽었다’ 는 충격적인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천국이 사라지고 삶이 허무하니 적당히 살다 가면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사상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란 얘기다. 그래야만 내 삶이 정당화되며, 더욱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그의 메시지는, 약한자에 대한 사랑과 동정이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 모두가 망각하고 있는 강건한 정신, 즉 고통과 좌절의 힘든 운명을 ‘지렛대’로 삼아 내 자신의 힘을 키우고 내 삶의 성장을 도모하는 패기를 외친다. 신이 죽은 바로 그 자리에 ‘내 삶’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셈이다.

인간이 만든 최고의 가치가 상실된 상태에서 이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니체는 신이 죽고 난 뒤 인간은 더 이상 신에 의지할 수도 없고 의지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간 스스로 신이 되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새로운 시대, 자기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신의 ‘초월적 가치’ 대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니체의 새로운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21세기의 삶에 적용할 그의 ‘삶 얘기’를 살펴보자.

니체가 신 대신 주인공으로 내세운 내 삶, 즉 ‘인간 중심주의’를 위한 이상 모델은 바로 ‘초인(위버멘쉬 Übermensch)’ 이다. 독일어 위버는 ‘뛰어넘는다’는 뜻이고 멘쉬는 ‘사람’ 이다. 조합하면 ‘뛰어넘는 사람’ 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 삶에서 평범한 만족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지독히’ 사랑하므로 평범함을 뛰어넘는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창조적 능력의 사람을 말한다. 내 삶을 다른 주체에 의지하는 사람은 수동적인 사람이다. 주변의 이해관계에 얽혀 지시에만 따르고 쉽게 타협하는 사람이다. 초인은 다르다. 고인 물처럼 정체된 수동적인 사람이 아닌 ‘팔팔뛰는’ 사람이다.

초인은 자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를 위해 남들이 만든 낡은 틀을 깨뜨리고 자신의 새로운 가치와 룰을 만들어 낸다. 자아실현과 가치 창조를 위해 세상과 삶을 믿고 허무주의나 향락주의가 아닌 삶 그 자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고통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처한 현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 고통을 ‘스루(thru)’ 해 창조와 자유를 쟁취한다.

자기극복으로 자신만의 창조와 함께 자유를 누리기 위해 가슴속 내면탐구 능력은 필수다. 나를 알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니체의 초인은 자기 성찰과 내면탐구를 통해 ‘나를 넘어 나를 만나는’ 사람이다.


정승구 칼럼니스트 /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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