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문장으로 읽는 책]

인간을 걱정하고, 인간의 쓸쓸함과 외로움과 괴로움에 민감한 일, 이것이 상냥함이며, 또한 인간으로서 가장 뛰어난 일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상냥한 사람의 표정은, 언제나 부끄러움을 품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부끄러움으로, 저와 제 몸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 그런 부분에 ‘문화’의 본질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화’가 만약 그런 것이라면, 그것은 연약하며, 늘 지는 것입니다.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자신을 ‘멸망의 백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지고 멸망하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중얼거림이 우리의 문학이 아니겠습니까.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인간실격’‘사양’ 등으로 전후 일본 니힐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다섯 번째 자살시도 끝에 39살에 연인과 함께 세상을 버린 그의 비극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문장. 창작 의지를 불태우다가도 생활비를 걱정하고 출판사 편집자나 문학상 심사위원에게 자신의 글을 잘 읽어달라고 부탁하는 맨얼굴을 볼 수 있다.

“‘건배! 내게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박수). 제가 한 살 때지요.’ 어젯 밤엔 딱 이 한 줄을 쓰고는 잠이 오지 않아 감기에 걸렸다. 조금씩 이상해지고 있어. 장렬한 싸움을 하고 있나 봐.” “걸작이란, 소설 한 편에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한 작가가 10년을 걸어온 길에 바치는 형용사라고 생각해.” “어려운 책을 전력을 다해 읽을 것.” 다자이 월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양성희 / 한국 논설위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