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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올초 나를 괴롭히던 어지럼증이 다시 도졌다.
아마도 장례를 치르고, 그동안 예정되었던 일정들을 제한된 시간 내에 소화하기 위해 분주했던 까닭이리라. 솔직히 말하면 미국에서는 왠만큼 아파도 병원 갈 엄두를 못내다, 모처럼 방문한 고국의 발달한 의료시스템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다녀왔다.

한국의 역동성과 그로 파생된 복잡함이 오랫만에 방문한 고국에 대하여 낯설음마저 느끼게 했지만, 그럼에도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체계적이면서 비용도 저렴했다.

대조적으로 미국에서 두달 전쯤 아이가 갑작스럽게 아프다고 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을 방문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다행스럽게도 이런저런 검사를 마친 후 별일 없다는 의사의 건조한 답변을 얻어 집에 돌아왔는데, 그 후 날라오는 여러 장의 치료비 청구서에 그만 기함을 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응급실 방 사용료, 각종 검사비, 영상 판독료, 진료 의사의 진료비까지 포함해 어마어마한 액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의료체계에 분개하는 내 모습에 주변 지인들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몇번의 조정끝에 훨씬 다운된 가격으로 마무리될테니 너무 속끓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내게 했다.
하지만 이런 험난한 여정이 내가 갓 이민 온 이민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면서 속상했다.

한국에서 2주간 격리가 끝나자마자, 그동안 참아왔던 병원 순례가 이뤄졌다. 친절한 의료진들의 서비스와, 신속한 진행, 그리고 무엇보다 미안할 정도로 싼 진료비에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 의료인의 한사람으로 터무니없게 낮은 수가로 책정된 의료보험 때문에 속상한 적도 있었지만, 막상 수혜자의 입장이 되어 보니 일단은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울 정도였달까.

한국은 갑자기 추워져, 사람들이 두꺼운 겉옷을 꺼내 입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미국에 비하면 세발의 피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할 기미로 여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중교통수단이 대다수 국민들의 발노릇을 하는 한국의 현실을 살펴보면, 확산 초반부에 잡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결국 큰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귀국 후 처음에는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듯 보이는 여러 절차들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출퇴근 시간에 가득한 인파를 보면서 해당 주무부처의 고심이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애국자가 된다더니 며칠 전부터 독감백신에 대한 사망자 숫자들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의료체계의 장점은 순전히 무시하고 무작정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보건, 의료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더라도, 그리고 자신의 불만을 정당한 통로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은 정당한 민주적 절차이지만 더 이상 사람의 목숨과 관련해서는 너무 소모적인 논쟁은 하지말았으면 좋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진짜 국민들을 위한 입장 대변이야말로 정치인들의 과업인데, 양쪽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이용하는 꼴이다.
단 한번의 병원 방문으로 어지럼증이 많이 사라졌다. 역시 한국의 의사선생님들 실력은 최고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다시금 감사하면서...


황훈정 작가 / 전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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