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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사색] 인간은 돈이라는 물질의 노예인가

돈에 대한 관심은 인간이 존재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의식주 문제 해결을 위해 수렵단계와 기술이 동원된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돈에 대한 관심은 본격화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돈이란 화폐단위로 고전적 시장경제를 이루는 개념 정도였는데, 1500년경 신학자 칼빈의 직업 소명론 주장 이후, 여러 역사적 사건, 즉 영국의 명예혁명이나, 프랑스의 시민혁명 같은 의식구조의 발전을 거치면서 자본주의 개념이 생기게 되었고 그 자본주의는 본격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돈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현대에 와서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넘어서는 주체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인간 성품이나 주체적 의지가 돈, 즉 자본의 그늘에 놓이게 되어, 그 결과 인간성 상실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인간이 아닌 자본 중심 시대에 대해 서구의 몇몇 학자들은 그 문제점들을 이미 수십 년 전에 제기하였다. 1976년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나 존재냐(To have or to be)”를 통해 소유하는 사고구조에 대해 비평하였고, 시카고 대학 알란 부름 교수 역시 넉넉한 경제생활에 빠진 미국 젊은이들의 안일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부름 교수는 1987년, 그의 저서 ‘미국정신의 종말’(The Closing of the American Mind)에서 대학이나 젊은이들이 그 세대의 진리탐구나, 낭만, 또는 미래비전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고, 부모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자본의 그늘에서 그날그날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안주하고 있다고 하였다.



에리히 프롬이나, 알란 부름 교수가 지적한 대로 현대인들이 지극히 돈에 관심을 가진 것을 보게 되며, 이는 미국, 혹은 그 영역을 넘어 한국과 전 세계가 그것을 우상화하는 배금주의에 물들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들은 자본 숭상에 대한 근원을 20세기와 21세기 세계 경제를 초강국으로 주도하고 있는 미국으로 보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문화 부분에서도 미국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구글이 글로벌 그룹이 되어 세계 자본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고, 문화 역시 미국에 의해 21세기 문명의 기초를 이루어 가고 있다. 문화에 자본을 연결한 문화산업은 사실 1900년대 초 독일의 프랑크 푸르트 학파에 의해 시작되고 발전했지만, 열매는 미국에서 맺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은 이처럼 모든 것은 자본과 연관되어 있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고 실제로 그런 사고를 통해 부를 이룬 나라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자본을 발전시키는 미국을 따라 하다 세계가 배금주의 그늘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 한국의 김광기 교수는 “돈을 숭상하고, 돈이 지배하는 미국, 언제까지 따라 할 건가”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김광기 교수의 말 대로 대부분의 국가가이런저런 분야에서 자본주의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을 따라 하고싶어 하고, 실제 그렇게 해서 돈을 벌려 하고 있다.

하지만 돈 때문에 잃어버리는 것들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본만 바라보고 살다가 인간성 상실이라는 폐해를 가져왔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즉, 존엄, 정신의 기풍, 인격적 품위, 권리 같은 소중한 영적, 도덕적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돈에 집착하다 자신의 자존감이나, 타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는가.

돈은 이 시대에 필요한 절대 가치적 요소로 인간은 이미 삶에 낙인을 찍어 놓았다. 하지만 존재하기 위해서, 그리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그것은 필요한 요소다. 그런 것을 창조하는 필요적 가치다. 무지로부터 벗어나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계몽하는 교육이나, 사회질서를 융통성 있게 만들어 공통의 행복을 창출하는 매개체가 된다.

그런데 인간은 돈을 그런 행복창출의 도구로 사용해야 함에도, 탐욕을 부려 오히려 스스로 그것의 노예가 되는 사회를 만든 것이다. 돈으로 인간을 평가하고 판단하여 그런 물질의 하수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질숭배, 그것은 과연 인간 존재 방법론을 말하는 것이며,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는 실제적 통로인가를… 나아가 자신은 지금 존재와 자본, 어느 영역에 속해 있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장석민 목사 / 빛과 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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