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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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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2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11/20 18:14

‘적폐’란 틀린 일이나 잘못을 거듭한다는 뜻이다. 이를 확실히 끊고 바로 잡는 것을 ‘적폐청산’이라 한다.

고대 이스라엘에 유명한 왕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선지자가 왕을 찾아왔다. 선지자는 왕의 의중을 떠 보려고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어떤 성읍에 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양과 소를 많이 가진 부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어린 양 한 마리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린 양과 음식도 함께 먹고, 잠도 같이 자는 애완동물로,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그 부잣집에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그러자 부자는 자기의 양이나 소는 아까워서 잡지 못하고 한 마리밖에 없는 그 가난한 사람의 어린 양을 빼앗아다가 잡아서 손님을 대접했습니다.”

선지자의 얘기가 여기까지 전개되자 왕은 더 들을 필요도 없이 크게 격분하며 “그 악독한 부자를 마땅히 죽여야 하고, 빼앗은 양 한 마리에 대해서는 4배로 배상해 주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선지자는 “왕이신 당신이 바로 그 부자같은 악한 사람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책망했다. 구약성경의 다윗왕과 나단 선지자의 이야기다.

다윗 왕은 궁궐에 처가 여럿 있는데도, 정욕을 못 이겨 자기의 부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했다. 밧세바는 임신을 했고, 왕은 전장에 나가있는 그녀의 남편 우리아를 소환해 부인과 동침시켜 통간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우리아는 전장에서 고생하는 동료들 생각에 동침을 거절하고 충절을 지켰다. 다급해진 왕은 우리아를 고의적으로 최전방에 보내 전사하도록 간접살인을 지시했다. 간음죄에 이어 살인죄까지 저지른 엄청난 권력형 범죄였다.

하지만 선지자의 책망이 있은 후 권력자 다윗은 자기의 범죄를 크게 뉘우치고 올곧게 돌아섰다.

이 이야기의 중요한 교훈은 권력을 더 이상 남용하지 않고 정직한 사람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매일의 삶 속에서 누구나 실언, 실수, 거짓 등 부끄러운 잘못을 반복한다. 이런 잘못들이 계속 은폐되고 쌓이면 암이 된다. 암의 처방은 암세포가 몸 전체로 분열되기 전에 속히 찾아서 도려내는 수술이다.

요즘 정치권엔 권력의 획책, 권력남용, 권력형 범죄, 비리, 내로남불 등 은닉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오만한 정권의 병세는 아첨을 좋아하고, 비판을 외면하고, 남 탓으로 돌리고, 자기 독선으로 바뀐다.

정치 권력의 특혜를 몇몇 참모들과 내 편에게 전리품처럼 분배하던 시대는 지났다. 정보화 사회는 누구에게도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음모로 진행할 공간을 결코 오래 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는 말이 생겼다.

고대 중국의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징조를 이렇게 설파했다. 임금의 권위보다 신하의 권세가 더 무거우면 나라가 망하는 첫번째 징조다. 법령을 무시하고 모략에만 힘쓰면 나라가 망하는 두번째 징조다. 고관들만 배 부르고 백성들이 곤궁해지면 나라가 망하는 세번째 징조다. 민의를 살피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소통한다면 나라가 망하는 네번째 징조다.

임금이 유약하여 좋고 싫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결단하지 못하면 나라는 망하고 만다. 다윗은 선지자의 얘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책망을 받아들였다.

권력자는 반대편의 의견도 경청하고 민심도 겸손히 살피는 도량이 있어야 한다. 그때는 틀렸어도 이제는 올바르게 가는 것이 나라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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