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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피아노를 아는 것은 우주를 아는 것이다. 피아노를 마스터하려면 우주를 마스터해야 한다. 피아노 소리의 스펙트럼은 마치 모든 음악적 및 비음악적 소리를 걸러내는 프리즘 구실을 한다. 휘파람 소리, 긁는 소리, 송아지 울음소리, 쓰다듬는 소리, 쾅 치는 소리, 올빼미 울음소리, 달콤하고 씁쓸하게 뜯는 소리 등 다른 악기들이 내는 온갖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양이 낑낑거리는 소리, 노새 울음소리, 샴페인 코르크 마개가 펑 터지는 소리, 짝사랑의 한숨 소리 등 모든 소리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이 카멜레온의 손안에 있다.

러셀 셔먼 ‘피아노 이야기’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피아노 연주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넋을 잃은 사랑의 달콤한 향기뿐만 아니라 하찮은 벌레, 독사, 수증기, 심지어 은하계도 모두 피아니스트의 손안에 있다.”

20세기 피아노 음악의 거장, ‘건반 위의 철학자’ 러셀 셔면의 음악 에세이집이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을 길러낸 교육가로도 유명한 그가 피아노 연주, 음악과 교육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펼쳐 보인다. “음악은 형식을 파괴하는 질문과 형식을 지키는 대답의 연속이다.” “기술은 뮤즈를 섬기도록 명령을 받은 상상의 시종이다.” “베토벤을 연주할 때는 베토벤을 섬겨야 한다. 아니, 베토벤을 대신해야 한다. 아니, 베토벤이 되어야 한다.” 소문난 야구광인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 외야수 레니 딕스트라의 타격 스타일을 피아니스트의 모범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양성희 / 한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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