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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시 맞은 추수감사절

금년 추수감사절은 특별하다.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만난 절기여서 예년에 비해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는 청교도들이 이 땅에 이주 후 처음 거두어들인 가을 수확과 함께 둘러앉아 드린 감사 기도가 추수감사절의 시초다. 영국에서 102명의 청교도들이 기나 긴 10주간 항해 끝에 400년 전 이 땅에 도착해 한 해를 보냈다. 힘들고 낯선 땅에서 그들 중 절반을 잃었다. 두려움과 개척의 열망이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올해 인류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천만 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수백만 명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감사절을 맞아 더욱 마음이 무겁다. 가슴이 멍해지는 느낌이다.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한 해를 지나가는 길목에서 다시 마주친 감사절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격리, 사람들이 줄어든 거리 풍경, 불확실한 미래, 계속되는 고립과 외로움 등 이 모두가 던져주는 염려가 가시지 않는다.

필자의 어린 손자들은 온라인 클래스를 마친 어느 날 “바이러스가 없어지면 여행가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 순수한 말에 내가 무슨 책임이 있는 듯 맑은 눈을 들여다보기 미안하다.



팬데믹이 좀 약해지는가 싶었는데 요즈음 병원 간호사팀이 마스크 위에 얼굴 커버실드를 착용하는 걸 보니 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한다. 병원에 입원한 식구를 돌보지 못하는 가정, 경제적 손실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주변에 많다. 그런 중에도 지인의 가정이 격리 투병하는 동안 아침마다 하루 식사를 준비해서 문 앞에 놔두고 간다는 사랑의 돌봄 얘기도 듣는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지 못하고 작은 실수에도 크게 후회하기 쉬운 때이다. 종종 삶의 기쁨도 작아지기만 하는데 이는 지금과 같은 특별한 환경에 기인한다. 한 가지 해 볼만한 쉬운 힐링 방법이 있다. ‘나에게 보내는 자애로운 편지’다. 마음이 어떻게 불편한지, 어떤 일이 마음에 불안을 주는지, 왜 서글픈 생각에 우울해 하는지, 그 무엇이든 현재 겪는 상황을 솔직히 쓴다. 그리고 끝 부분에는 자신에 대해 자애롭게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사랑의 말을 해주는 실습이다. 이 팬데믹 중에도 여기까지 견디고 온 것도 특별한 혜택이요, 한 해의 모퉁이를 함께 돌게 된 것도 범상치 않은 일이다. 심적, 영적 안위가 지금의 여정에서는 체력만큼 요긴하고 필요하다.

금년에도 성서의 같은 구절을 찾아간다. ‘감사의 노래’로 수세기 동안 애송된 시편이다. 다만 훨씬 이전 고대 히브리어 성서를 헬라어 역으로 할 때 ‘믿음의 고백’으로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 시대와 같이 더 큰 두려움과 개척정신이 교차할 때를 묵시한 것은 아닐까.

“주께 감사하라… 주는 선하시고 그의 사랑은 영원하며 그의 성실하심은 대대에 이르리로다.”

다시 추수감사절을 맞으며 이 땅의 회복을 기원한다.


김효남 / HCMA채플린본부 행정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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