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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젠틀맨’의 후예들

동양의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서양에서 온 ‘젠틀맨’이라는 용어를 ‘신사’라고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보통 ‘젠틀맨’과 유사한 개념으로 ‘군자(君子)’라는 말이 있다. 유교에 기반을 두고 있는 용어다.

군자의 반대 개념으로 ‘소인’(小人)이 있다. 글자 그대로 ‘작은 사람’ 또는 ‘옹졸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한자어에서 소인은 ‘옹졸한’, ‘속이 좁은’, ‘자기 중심적인’, ‘탐욕스러운’, ‘피상적인’, ‘물질적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슬로건 가운데 ‘Number One Gentleman In the World(세계 제일의 일등 신사)’라는 구호가 있다. 사관생도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표어다.

웨스트포인트는 군사훈련을 포함해 4년간의 대학교육 과정을 실시해 국가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군 간부를 육성한다. 군 간부로 복무한 후에는 사회로 진출해 각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한다. 미국 역사상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위대한 인물들이 많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가운데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 이곳 한인사회에서는 지도자의 리더십 부재 현상으로 크고 작은 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류사회에 한인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분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 군인들이 참여하는 일부 향군과 참전 친목단체들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20여개에 이르는 군 관련 단체들은 타 단체에 비해 모범적으로 운영돼, 칭찬과 격려를 받아 왔다. 대부분의 군 단체들의 대표는 장교 출신이고 사병 출신도 가끔 나오며 묵묵히 소임을 다했다. 현역 복무 시절에 숙달된 전우애로 지도자와 참모 그리고 회원들의 융화가 잘 이어져왔다고 자랑했다. 이는 모두 법과 규칙을 잘 준수했기 때문이다.

일반 회사나 사회 단체들은 나름대로 내규를 만들어 정관이나 회칙에 준해 대표자를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선출하고 규칙에 따라 운영한다. 하지만 이 같이 정해진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문제가 생긴다. 군 관련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원칙과 규정을 무시하면 단체 운영이 원활할 수 없다. 일부 향군과 참전 단체에서도 이 같은 문제로 분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군에서 교육을 통해 배출한 장교들을 젠틀맨이라 함은 자격이 아니라 인격의 문제다. 국어사전에서 신사는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로 정의된다. 무인은 ‘칼질’만 잘하는 게 아니라, 세련된 언행까지 갖춰야 젠틀맨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의 귀족사회에서 사용했던 젠틀맨이라는 용어는 보통 선하고 예절이 밝은 사람에게 부여하는 존칭어이다.

미군 부대 지휘관이 부하 장병들 앞에서 훈시나 연설을 할 때는 반듯이 ‘젠틀맨’이란 호칭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젠틀맨십’은 군자의 인격과 일치한다. 군자의 정신은 도덕적으로 바른 의식을 지니고 국가와 부모에게 충성을 다하며 남을 위해 덕을 베푸는 것에 있다.

모름지기 유능한 지휘관 곁에는 우수한 참모가 있고 존경스러운 지휘관에겐 충성스러운 부하가 따른다. 현역 군복무 중 수없이 들어온 얘기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군자와 젠틀맨은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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