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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논쟁

논쟁이란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말싸움을 하는 것이다. 토론이 과열되어 말싸움하다가 여기서 진전이 되면 싸움도 되고 전쟁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토론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토론은 같은 문제이지만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을 논쟁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논쟁을 들라면 은하와 우주의 크기를 두고 논쟁을 한 할로 세플스와 하버 커티스의 논쟁을 이야기한다. 또 스티브 더글러스와 아브라함 링컨이 국민의 주권과 노예제도를 두고 한 논쟁도 역사에 남는 논쟁이라고 한다.

우리는 젊어서 이어령 선생과 김동리 선생, 이어령 선생과 염상섭 선생이 사상계에서 한 논쟁을 기억하고 있으며 이때 선배인 김동리 선생이나 염상섭 선생에게 굴하지 않고 대항하던 이어령 선생에게 박수를 보내던 생각이 난다. 나도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 토론을 하며 논쟁을 한 일이 여러 번 있지만, 논쟁에 이겨 본 일은 없다. 왜냐하면 나는 논쟁을 하다가 상대방이 우기면 그래 너 잘났다 하고 물러나 버리는 끈질기지 못한 성격 때문인가 보다. 논쟁에 이기려면 그의 논조가 옳든 그르든 간에 고집이 세서 자기의 의견을 고집해야 하고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전투적인 태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콘퍼런스에 이견이 생겼다. 과장이라는 친구와 다른 교수 간에 이견이 생겼는데 과장이라는 친구가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무슨 이론이 있느냐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자기가 미팅에 가서 그런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교과서를 뒤져 과장의 주장이 틀렸다고 이야를 하려고 했다. 교과서를 펴주니까 과장이 교과서를 덥고 밀어 넣으면서 이 교과서는 틀린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는 방을 나가버렸다. 며칠 있다가 콘퍼런스에서 다시 그 문제가 대두하자 내가 언제 그랬냐 너희들이 틀린 말을 했지 내가 한 말이 교과서에 있는 말이 아니냐고 우기기 시작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할 말을 잃고 아무 말도 못 하고 나는 그래 내가 졌다고 하고 말았다.

오래전 나경원 국회의원이 “나는 유시민 의원과는 이야기할 수 없어요. 그와 이야기를 하면 두 마디를 하기도 전에 싸우자고 눈에 독기를 품고 달려들기 때문에 겁이 나서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토로를 했다. 유시민 의원은 몇 번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있어도 나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도 나와 토론을 하여 이긴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것이 자기가 토론을 잘해서가 아니라 논쟁을 하면 눈에 살기를 띄우고 전쟁을 하듯이 달려들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가끔 집에서도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아내와 언쟁을 한다. 그러면 나는 아마 백전백패를 한다. 아내는 이런 논조를 편다. “당신 말 잘한다고 소문났지 않나요. 강의도 잘하고 교회에서 설교도 잘하지요. 그러니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당연하지요. 이 말싸움에서 당신이 이기면 당신의 말재주를 내가 못 당해서 당신이 이긴 것이고 당신이 만일에 진다면 그야 진실이 당신의 말재주를 이긴 것이니까요.” 그러니 나는 아무래도 진 것이다. 나는 이때까지 누구에게도 논쟁에서 이긴 일이 없다. 더욱이 여자에게는 이길 재간이 도저히 없다. 그저 조용히 물러가면서 “그래, 너 잘났다”고 남이 듣지 못하게 중얼거리는 것밖에는….


이용해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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