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명왕성을 찿아서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게 사랑이다. 멀리 있어도 항상 곁에서 맴도는 게 사랑이다. 품 안에 닿을 때까지 수억 광년이 걸려도 가장 작은 별로 반짝인다.

명왕성은 태양계 밖에 멀리 있는 왜소행성이다. 명왕성은 영국의 베네티아 버니라는 11세 소녀가 제안해서 로마 신화의 저승의 신 플루토(Pluto)로 명명됐다. 명왕성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보다 크기와 중력이 작다. 중력이 작아서 주변의 위성을 내편으로 만들지 못한다.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타원형 궤도로 도는데 질량은 지구의 0.24% 정도이며, 직경은 달의 66% 수준이다. 표면적은1790만㎢로 매우 작아서 러시아와 비슷하다.

태양계는 태양과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운동을 하는 8개의 행성 및 소행성으로 구성된 천체를 말한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8개의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어릴 적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은 9개라고 배웠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했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중력으로 안정적인 형태를 지닐 능력과 자기 궤도 근처의 모든 천체를 위성으로 만들거나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인 태양계 행성의 조건에 미비하다는 이유다. 명왕성은 5×10의 20제곱kg 이상이거나 지름이 800km 이상인 중력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카이퍼대에 속한 왜소행성으로 분류됐다. ‘카이퍼대(Kuiper belt)’는 해왕성 궤도의 바깥쪽에 있는 소천체를 통틀어 일컫는데 ‘카이퍼 띠’라고도 한다. 태양계 해왕성 궤도보다 바깥쪽 황도 면 부근에 천체가 밀집한 구멍이 뚫린 원반형의 영역을 말한다. 1951년에 미국 천문학자 카이퍼가 태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거리에 수많은 소천체들이 원반 모양으로 분포한다고 주장해 '카이퍼 띠'라는 명칭이 유래됐다.

작은 천체들은 기존의 작은 행성도 아니며 새로 발견된 작은 행성도 아닌 얼음과 운석들의 집합체로 거대한 띠 모양을 이루면서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설명한다. 천문학자들은 10만 개가 넘는 천체들이 46억년 전 태양계가 생성될 당시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남은 천체들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태양계의 끝은 어디쯤일까. 생의 마지막 길은 어디일까. 내 사랑은 언제 날개를 접을까. 우주는 무한한 공간이고 끝없는 신비의 세계다. 엄청나게 거대한 것들과 아주 작고 미세한 것들이 함께 존재한다. 물리학자 제임스 트레필 박사는 ‘가장 큰 것, 즉 우주를 바라보는 사람들과 가장 작은 것을 보는 사람들은 결국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든 현미경을 들여다보든 과학자들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 속에 있는 수 없는 원자는 모두 별의 일부였을 것이다. 끌어 당겨 품을 힘조차 없어 명왕성처럼 태양계에서 쫓겨나 그대 곁을 맴돌고 있을 지 모른다. 내 머리 속에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은 명왕성이다. 태양계 밖에 멀리 떨어져 있는 마지막 별이다. 아주 작고 멀리 있지만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가슴 속 별이다. 길 위에서 길을 찿아 나서는 길이 서툴어도 다시 명왕성을 찿아 길을 나선다. 만지고 싶어도 잡히지 않는 그대 사랑처럼, 도달 할 수 없어도 가야 하는 길 위에서 슬픈 오늘을 견디며 하루를 다독인다. 창조와 재창조라는 끊임없는 윤회를 거듭해도 끝내는 먼지처럼 사라지는 아픈 생을 뒤척이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