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과서에 '한국' 더 늘려라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가 미국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 우등생이면서 동시에 '한국인 학생'으로도 모범생이기를 요구한다. 흔히 대한민국 정부가 이민자 사회에 부탁하는 것과 유사하다. "해외동포들이 현지화에 주력하면서도 한국인임을 잊지 않는 정체성도 간직하라"는 것이다.그 연장 선상에서 우리 2세들은 주말 한국학교에서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며 뿌리교육을 받고 있다. 문제는 10대가 되면 이를 멀리하고 학교 공부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초중학교에서는 거의 100% 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시험 역시 교과서를 기반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겐 그만큼 교과서가 절대적이다. 그런 점에서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이 많다면 한인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반가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미국 교과서에 실린 한국 관련 내용들은 극히 빈약하거나 있더라도 잘못 기술된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 2008년 가주 교재 및 추천도서로 올랐던 '요코 이야기(원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은 2차 대전 직후 한국인을 강간·폭행범으로 묘사하고 있다. 당시 한인들의 공통된 마음은 하나. 책을 읽은 학생이 '왜 한국인들은 옛날에 일본 사람을 괴롭혔어요?'라고 '왜곡된 역사'를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였다. 한인사회는 똘똘 뭉쳐 결국 이 책을 추천 도서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반갑게도 올 가을부터는 가주 한인 중학생들이 교과서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본지 4월 18일자 A-2면)주 교육부는 '역사 및 일반사회과'(6~8학년)에 한국 역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풍성하게 소개하고, 문화 내용도 상세하게 설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도록 오랫동안 남다른 관심과 노력을 펼쳐 온 에코-코리아 관계자들에게 많은 한인 학부모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하며, 더욱 매진하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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