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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일의 세상 보기] 당분간 안 보고, 안 듣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선량한 교민들을 위한 딱한 제언

北核은 아슬아슬, 한국 야당은 지리멸렬
지방선거 압승한 여권의 항로는 안개 속
공연히 속 끓이느니 참고 기다리는 게…

다들 알고 계시는 카톡(Kakao Talk)은 정말 대단한 '물건'입니다. 남녀 불문하고 없어서는 한 시도 못 사는 스마트폰의 무료 통화 및 메신저 응용 프로그램 '톡'말입니다.

2010년 3월 한국에서 출시돼 국내외의 수천만 명에게 무료 음성.영상 통화와 문자 메시지 서비스뿐 아니라 사진.동영상.음성 메일 서비스에 일대일 및 그룹 채팅 기능을 지원하는 요술단지입니다. 여러 명(5명 까지)이 그룹으로 함께 통화할 수 있는 그룹 콜 기능도 있고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카카오 스토리, 네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김기사,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 택시,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등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윈도우폰 운영체제 및 PC(윈도우, MAC) 버전을 지원하므로 어떤 모바일 폰으로도 접근 가능하지요. 특정 회사 선전하자는 게 아닌데…하기야 그 공을 감안하며 응원해줄만 합니다. 수사기관의 도청 영장에 응한 게 드러나 평판에 흠이 가고, 그 여파로 사용자 증가세가 한 때 멈칫하긴 했으나 한국인 90%이상이 애용하는 사랑방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도대체 이 장치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까 우려될 만큼 생활 깊숙이 자리했습니다. 통신이야 다른 방도를 찾는다고 해도 매번 술집, 카페에 모여 수다를 떨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지요. 예전으로 말하면 남정네들의 집합소인 선술집이나 아낙네들의 해방구인 동네 우물가가 24시간 무료 개방돼 있는 셈입니다. '옛날엔 이러니저러니 했다는 씨잘 데 없는 얘기를 않겠다'면서도 이 기특한 톡의 도움을 받고 나면 옛날 생각이 절로 납니다. 예전 유학.이민 시절, 큰 맘 먹고 한국과 전화 통화를 할라치면 저쪽에서 전화기를 든 어머님의 첫 말씀이 '전화비 많이 나온다. 끊어라' 등등. 언제라도 내키면 공짜 통화를 하고 문자와 동영상까지 거저 주고받으니 왜 안 그렇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단체 카톡방(단톡)은 시도 때도 없이 북적댑니다. 없는 게 없는 별천지지요. 온갖 정보가 실시간으로 오가고 토론이 쉴 새 없이 전개됩니다. 10초 전 끝난 운동경기 결과도 즉각 올라옵니다. 가만히 앉아 광속도로 세계 구석구석을 꿸 수 있습니다. 속없이 자식.손주 자랑 늘어놓다 눈총 받는 나이든 철부지가 있는가 하면 카페지기의 감시를 뚫고 노르스름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친절한 친구가 빠지지 않습니다. 야동에 발끈한 도덕주의자가 단톡방 탈퇴를 선언하면서 서먹하던 장면도 잠시, 트럼프와 김정은의 북미 정상회담 뒷얘기로 토론이 벌어집니다. 외부와 접촉 기회가 아무래도 덜한 나이 든 분들에게는 최고 최대의 광장이지요. 여유시간이 많다보니 수다가 늘게 마련입니다.



이랬던 단톡방이 최근 들어 다소 조용해진 느낌입니다. 단골메뉴로 뜨던 건강상식과 노년에 명심할 교훈마저 뜸합니다. 특정 지역이나 동창생들이 참여하는 몇몇 방은 더 떠들썩하고 생기가 넘치기도 합니다만 상당수는 이런 실정입니다. 캐묻지 않아도 이유는 대충 짐작 됩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적 지도자로 떠오르고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완패했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다시금 말씀드리건대 전체가 그렇다는 게 아닙니다. 또한 툭툭 내뱉는 말투 등에 미루어 그리 짐작 간다는 겁니다.

참말로 딱한 것은 그토록 이런 상황을 예고했음에도 마치 새삼스러운 것처럼 낙담하고 허탈해하는 교민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지난 3개월 간 이 칼럼난을 통해서도 수차례 예고했음에도 말이지요.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지금처럼)이렇게 흘러가게 돼있고, 전체지방선거는 하나마나 보나마나 빤하다고 단언했는데 딱 들어맞았습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이런 얘기도 사뢴 적이 있지요. 보수정당의 경우 몇 군데 당선자를 내느니 완패가 낫다고-. 아주 쫄딱 망해야 차라리 소생할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저주가 아님을 잘 아실 겁니다. 진정한 국가발전이 보수-진보 양축이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지금 보수의 껍질을 뒤집어 쓴 야당이 확실하게 망해야 새 출발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견대로 한반도와 한국사회는 '바라보고 계시는 것처럼' 굴러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어디로'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속았다. 김은 의기양양한 스타가 됐고, 중국이 뒤에서 버티고 있는데. 한국사회는 이번 지방선거로 갈 길이 확실해졌으니' 운운하며 개탄하시는 목소리도 작지 않던데 제 개인 소견은 유보하려고 합니다. 불길한 예측일수록 잘 맞아 떨어진다는 속설을 핑계 삼지요.

다만 어르신네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해 이 말씀은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북한 핵 관련입니다. 이 문제는 걱정 마시기를 권합니다. '관심을 끄시라'는 뒷골목 용어가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게 잘 풀려서가 아니라, 걱정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뜻입니다. 공연히 마음만 더 상하게 됩니다. 한국 정부가 확실하게 방향을 정했고, 최대 우방인 미국 대통령이 선택을 한 마당에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국민들도 압도적으로 정부 지지의사를 표시했으니까요. 사업가 기질의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고약하게 만들었건 아니건 버스는 지나갔습니다. '대못'이 박혀 있으므로 일단 정해진 방향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딴 맘 안 먹고, 약속이나 지키기를 기대 해야죠.

다음은 한국 정치, 그 중에서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관련입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참패를 당하곤 대국민 사과를 하며 혁신을 외쳤지만 하는 짓거리는 정반대입니다. 홍준표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래 집안 싸움질에만 열중입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의 정당이라는 게 본래 사람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해온 그렇고 그런 패거리 성격이 강했습니다만 자유한국당은 유독 그런 DNA를 많이 물려받은 집단입니다. 국민들은 건국이후 거의 모든 기간 동안 보수계에 표를 몰아주었습니다. 그래선지 산업화 후광을 업고 만고강산하며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김대중.노무현 좌파정부 10년마저 실정으로 매도되면서 더욱 기고만장해졌습니다. 이념도 뭐도 없이 대통령 한 사람 눈치나 보면서 제 보신.영달에 급급했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즈음의 처신들을 보면 됨됨이가 어떤지를 아실 겁니다. 양아치만도 못하다는 비아냥거림에도 끽소리 못한 군상들입니다. 엉망인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자기네가 모시던 사람이 파면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면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반성의 흔적조차 띄질 않습니다. 뒤늦게 '최태민 목사'나 운운하며 뒷공론을 일삼으니 그네들을 믿고 열을 올린 순진한 보수지지층만 딱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애달파 하실 필요 없습니다. 북한 핵 문제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갑갑하시더라도 당분간은 그저 지켜보시는 게 최선일 겁니다. 정부.여당 하는 짓이 못미덥고 괴이하다 싶어도 말입니다.

우리는 곤경에 처할 때면 '한민족은 크게 번성한다'는 도참설로 위안을 삼아왔습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어쩝니까. 참고 기다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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