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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난민'을 보는 시각

요즘 미국과 한국에서 공통적인 핫 이슈가 '난민' 문제다.

미국에서는 국내 정치 불안정과 조직.가정 폭력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이 불법 입국해 대거 난민 신청을 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국내에 머물며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한 결과 밀입국자가 너무 많아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무관용 정책'을 도입해 무조건 체포한 후 구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바람에 '비인도적 처사'라며 요즘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뜬금없이 난민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장기 내전 중인 예멘 출신 난민 549명이 최근 말레이시아를 거쳐 무비자로 제주도에 입국하면서다. 난민 수용 거부 청와대 청원의 서명이 30만 건을 넘어설 정도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참고로 한국의 연간 난민 승인율은 1% 안팎으로 일본과 함께 전세계 최저 수준이다.



반대론자들은 난민들이 유입되면 범죄가 늘고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용을 찬성하는 쪽은 '우리도 한때 난민이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입장은 어중간할 수 밖에 없다.

본국의 난리나 재난을 피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남의 나라로 옮겨 와 살면서 때때로 차별을 겪은 경험 때문일 것이다. 중미 출신 난민 수용을 억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찬성보다는 반대하는 편에 서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반면, '짜장면으로 통일'이 어색하지 않은 동질성의 문화 속에서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사고를 주입 받고 자란 영향으로, 한국에서의 '난민' 문제에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팩트를 보자. 인구 비례 기준으로 한국의 내국인 범죄율은 외국인 범죄율의 약 30배에 달한다. 또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2017년 비국적자 범죄 건수가 전년 대비 23% 급감했다. 전체 범죄율도 30년래 최저 수준이다. 즉, 난민 증가가 범죄율 증가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큰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난민 문제를 계기로 단일민족임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한국 국민들도 이제는 다양성이 국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국에서 IMF 사태가 터졌을 때, 뉴욕에서 함께 공부하던 한국을 잘 아는 라트비아 출신 유학생은 이런 조언을 했었다. "한국이 진정으로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러워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박기수 /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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