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데스크 칼럼] 사냥꾼에 대한 찬사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면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소식까지 물어보게 됐다. "응, 친구들도 취업을 했는데요. 진태도, 스티브도 많이 한 회사에 들어갔어요."

이 회사는 북부 뉴저지 버겐카운티에 있는 한국 지상사다. 아이들에게 취업 기회를 주는 지상사들에 대해서 당연히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 속으로 "한국 지상사들이 한인 젊은이들 인생에 많은 도움을 주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취업도 그렇지만 한인 젊은이들은 지상사의 활약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애국심과 자부심을 기른다. 아이들은 대화를 나누면서 '재벌'이라는 단어도 꺼냈다. 의외였다. 한국에서 덩치 큰 기업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스포츠의 예를 들어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왜 몇 개의 산업과 몇 개의 회사들에 경제력을 집중했는지 이야기해줬다.

"한국은 올림픽 등 세계대회를 하면 늘 상위권에 오르는데 이게 다 경제하고 비슷한 전략을 썼기 때문이야. 한국은 스포츠 인프라가 떨어져 몇 십 년 전만 해도 경기장이 별로 없어 제대로 연습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몇 개 종목에 선택과 집중으로 국가대표를 키워 스포츠 강국이 된 거야."



내가 해준 이야기가 모두 맞는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열심히 설명했다. 그리고는 더해서 '피자 경제론'과 '사냥꾼 경제론'을 이야기해 하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0여 분 정도 지나자 애들이 내 '명 강의'를 잔소리로 듣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자 경제론'은 우리 말로 '가마솥 밥 경제론' 쯤 되는데 잔치를 벌이기 위해 큰 가마솥에 밥을 하는 데 장작 해오고, 불 때고, 쌀 가져 오고, 쌀 씻고… 이런 걸 다 열심히 잘한 다음에 나눠 먹자는 것이다. 뛰어난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벌여 이긴 다음에 이 혜택을 세금으로 흡수해 국가와 국민이 나누자는 것이다.

'사냥꾼 경제론'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냥꾼으로 사냥에 성공해야 국가와 국민이 잘된다는 것이다. 사냥꾼은 산을 타야 하니까 잘 먹어야 하고, 총도 좋은 총을 쓰고, 신발도 좋은 신발을 신어야 된다. 그래야 사냥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동차, 전자, 중화학, 조선, 철강 같은 국가 전략산업에 훌륭한 사냥꾼들이 있었다.

우리의 선배 세대가 선택한 뛰어난 국가전략과 "잠깐 집에 갔다 오겠습니다"의 근면 정신으로 만들어 놓은 경쟁력 있는 기업. 그 기업들의 미국 지상사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그 선배 세대의 손자 손녀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주고 있다.


박종원 / 부국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