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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다시 9월을 보내며

앤드류 김씨는 뉴저지 레오니아에 살던 촉망 받던 젊은이였다.

그러나 2000년 9·11테러 참사 때 월드트레이드센터 유수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3000명 가까운 분들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인종과 문화의 충돌 분쟁이 너무나 어이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당시 사망한 한인들은 모두 21명으로 앤드류 김씨뿐만 아니라 LG증권 미주법인에서 일하던 구본석씨 등 앞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할 인재들이 여러 명이어서 주위 사람들을 참으로 안타깝게 했다.



앤드류 김씨는 레오니아 지역사회에서 늘 주목을 받았다.

테니스를 잘 쳐서 학교 테니스팀 주장도 지내고, 음악도 잘하고, 리더십도 발휘했다.

공부도 잘해 컬럼비아대를 거쳐 월스트리트에 진출해 미래 미국 금융가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안타까운 사고 뒤에 가족들이 보여준 모습은 주위 사람들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앤드류 김씨의 부친은 잉글우드클리프에 있는 국제비즈니스센터 김평겸 회장이다.

김 회장은 사업에 성공한 비즈니스맨이기도 하지만 북부 뉴저지 한인사회에서는 여러 단체들에 적지 않은 재정적 지원과 후원을 하는 존경 받는 지역인사다.

자식을 키워본 부모 심정이면 누구나 이해할 테지만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 심정이 어떻겠는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김 회장과 가족은 아들을 추모하는 비영리 재단을 만들고, 레오니아고교에 아들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고, 아들의 이름으로 테니스대회를 열었다.

또 레오니아 도서관 옆길이 '앤드류 김 메모리얼웨이'로, 타운 테니스장은 '앤드류 김 기념 테니스장'으로 명명됐다.

레오니아고교에서 졸업식을 할 때 김 회장이 나와 수여자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아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던 장면을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기 힘들 테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의 의연함에 머리가 숙여진다.

한인들이 많이 찾는 오버펙파크 레오니아고교 근처 테니스장에는 앤드류 김씨를 추모하는 작은 명패가 놓여져 있다.

아침 운동을 하러 가다 어떨 때는 손을 모으고 잠깐 생각에 잠기곤 한다.

이제 또 9·11참사가 발생한 9월이 지나간다.

유명을 달리한 분들은 어디로 가고, 살아 있는 우리는 또 어디를 향해 가는가.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더 밝게 만들고 떠난 앤드류 김씨를 비롯한 희생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추모의 마음을 드린다.


박종원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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