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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신성일의 '만추'

늦가을을 뜻하는 '만추(晩秋)'는 1966년 개봉한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주연 배우는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된 신성일과 문정숙. 감옥에서 특별휴가를 나온 여성 죄수와 열차에서 만난 젊은 청년의 뜨겁고 애틋한 사랑 얘기로 알려져 있다. 배우만 아니라 연출자 이만희 감독, 각본을 쓴 김지헌 작가에게도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여러 차례 리메이크 영화도 나왔다. 현빈·탕웨이가 주연해 2011년 개봉한 김태용 감독의 '만추'가 가까운 예다. 김수용 감독의 1982년 개봉작 '만추'는 필리핀 마닐라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김혜자)을, 김기영 감독의 1975년 개봉작 '육체의 약속'은 대종상 여우주연상(김지미)을 받았다.

1972년 일본에서도 '약속'이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됐다. "당시로는 보기 드물게 한국영화가 일본에 리메이크된 사례"라는 것이 2011년판 '만추' 제작자 이주익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오리지널 '만추'는 지금 누구도 볼 수 없다. 필름이 전해지지 않아서다. 배우 안성기씨 역시 지난 주 별세한 대스타를 추모하며 "'아낌없이 주련다'도, '만추'도 필름이 남아있지 않다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신성일의 출세작 '아낌없이 주련다'는 영상 없이 사운드만 있는 네가필름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있는데, '만추'는 이마저도 없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북한에 머물던 시절 이 영화를 봤다고 생전에 전한 것이 큰 단초다. 당시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이 영화광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만추'가 있다면, 그래서 복사본 같은 형태로 '만추'가 돌아올 수 있다면 다시 시작된 남북문화교류에도 중요한 성과다. 무엇보다 늦가을에 세상을 떠난 한국영화의 대스타 신성일, 그와 세월을 함께한 영화팬들에게도 고맙고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이후남 / 한국 중앙일보 대중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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