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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은행위기, 직원 탓인가

한인은행들의 수익성이 심상치 않다. 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주수입원으로 하는데 그 마진이 점점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왜일까. 딱 10년 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정통으로 맞아 사지까지 끌려갔던 한인은행들이 배움 없이 고도 성장에 취해 체질 개선은 뒷전으로 미뤘기 때문이라는 게 한인 금융권의 공통 의견이다.

금융위기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이렇다. 경기침체 때문에 한인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부동산과 SBA 융자가 줄줄이 악성대출로 돌아섰다. 한인은행들의 실적보고서는 빨갛게 물들었고 자본잠식 상태에까지 빠져 증자를 해야 했을 정도로 나락까지 밀렸다. 그 와중에 미래은행과 아이비은행은 정부 당국에 의해 폐쇄까지 당했다.

당시 한인은행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된 게 수익구조가 천편일률적으로 부동산과 SBA대출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수익 다각화는 하지않고 방만하게 운영하다가 경기침체라는 방망이에 두들겨 맞아 그로기 상태까지 갔었던 것이다. 그러던 한인은행들이 2012년부터 적자행진을 멈추고 흑자로 슬슬 돌아섰다. 이후 두자릿수 성장세를 거듭할 정도로 7년 동안 꽃길을 걸었다.



최근 한인은행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성장세가 둔해지고 수익성은 내림세에 봉착했다. 주류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 법인세 감세로 순익 증가가 눈에 띄는데 한인은행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덩치만 커졌지 속은 10년 전과 똑같기 때문이다. 외형성장에만 급급해서 낮은 금리의 고정 대출과 높은 금리의 예금을 늘리면서 상황은 되레 더 나빠졌다는 지적이다. 즉, 은행 입장에서 예금 금리는 비용이고 대출금리는 수익인데 몸집만 부풀리느라 수익을 희생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니 금리가 올라갈수록 한인은행에는 독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여전히 주수입원은 부동산과 SBA대출인데 이 두 시장의 둔화세가 역력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신시장 개척이나 기업금융 강화 또는 블루오션 지역 개발을 등한시한 채 단기 이익에만 치우친 영업을 한 결과가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수익성 보전을 위해 직원들의 컴펜세이션에 손을 대고 지점 통폐합이라는 감원 계획을 부끄럼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은행이 힘든 시기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이제야 세우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보너스를 줄이거나 일자리를 뺏는 방법으로 말이다.

위기 대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시대로 열심히 뛰어온 직원들 탓으로 돌리기 전에 결정권자들과 이사들의 고통분담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영웅은 난세에 나타나고 리더십은 위기에 그 빛을 발한다 했다. 한인은행의 리더들은 임시방편이나 단기 응급처방보단 은행을 쇄신할 수 있는 중장기적 로드맵과 체질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면 리더들이 솔선수범을 보임으로써 직원들의 일치단결을 이끌어내 다가올 높은 파고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진성철 /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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