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운지] 대통령과 국립묘지
국립묘지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공헌한 분들의 충절과 위훈을 기리는 곳이다. 때문에 국립묘지에 묻힌다는 것은 고인뿐 아니라 가문으로서도 영광이다.국립묘지 안장 기준은 법률로 정해져 있지만 대개는 독립유공자와 현역군인 사망자, 공무 중 순직한 경찰 및 소방관 등이 해당된다. 제대 군인의 경우 20년 이상 복무하면 현충원에, 10년 이상 복무하면 호국원에 묻힐 수 있다.
역대 대통령도 안장돼 있다.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 윤보선 전 대통령은 선산인 충남 아산에 묻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리얼미터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61.5%가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했다. 12·12 쿠데타와 5·18 광주 무력탄압 및 비자금 은닉 등으로 중형을 받은 사람을 어떻게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느냐는 이유다. 반면 이미 특별사면을 받았으니 그래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6.8%였고 '모르겠다'나 무응답이 11.7%였다.
전 전대통령은 80대 후반이다. 고령이긴 하지만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두고 벌써부터 사후 묘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본인으로선 꽤나 섭섭하고 야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의 과거 행적에 비추어 볼 때 반대가 그 정도밖에 안 나온 것이 오히려 의아하다는 사람이 많다. 한국 사람 인심이 원래 그렇게 후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잊기를 잘 해서 그런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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