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과학 현장] KSTRA와 대통령

국군의 날 행사차 계룡대를 찾았던 대통령은 갑자기 발길을 돌려 연구소에 들렀다. 대통령은 핵융합시설 건설현장을 둘러본 후 연구원들을 모아놓고 핵융합에 대해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인류 에너지 문제와 지구환경 문제에서부터 인공태양에 이르기까지, 그 해박한 지식과 식견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은 흥분을 애써 감추며 격려사 원고를 펼쳐 들었다. (…) "인간이 스스로 멸망하지 않고 이 지구 상에서 항구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판단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바로 이 핵융합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격려사를 마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남아있는 기록이다. 첫째 문단의 주인공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그는 2001년 10월 예고도 없이 불쑥 대전 KSTAR(핵융합연구장치) 건설 현장을 찾아 연구자들을 감동하게 했다. 둘째 문단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록이다. 2007년 KSTAR 완공식을 찾아 미래 에너지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심어줬다. 연구소의 대통령 기록은 여기서 끝났다.

미래는 아무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꿈꾸고 만들어 가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기업 임원이나 고위 관료의 시계(視界)는 길어야 1년이다.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의지와 말은 천금의 무게와 실행력을 갖는다.



KSTAR가 초전도 핵융합 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로 중심 이온 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스마를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3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전했다. 다음 세대를 내다보고 과학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해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덕이다. 앞서 국가 핵융합연구를 발족시킨 김영삼 대통령 또한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한국 핵융합발전은 기로에 서 있다. KSTAR의 박사들은 30년 혜안을 가진 대통령의 발길을 다시 한번 기다리고 있다.


최준호 / 한국 중앙일보 과학&미래팀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