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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한인사회 품격' 실종된 동포간담회

"2차 북미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날입니다."

지난 15일 센추리시티 인터콘티넨탈 호텔. 문희상 국회의장 주최 LA동포간담회에는 여야 대미외교 대표단과 한인 인사 약 200명이 참석했다.

문 의장은 10~17일 여야 대표단을 이끌고 뉴욕, 워싱턴DC, LA를 연달아 찾았다. 문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데리고 미국에 온 이유는 절박해서다. 열흘 후인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한반도 운명을 결정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문 의장은 방미일정을 마무리하는 이날 행사에서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미국 의회, 특히 민주당에 하고 싶은 말은 명료했다. "보소, 당신네는 트럼프가 아무리 싫어도 우린 목숨이 달린 일이오. 이제 대북정책에 협조해 우리 민족이 살 수 있도록 해주소."



문 의장은 자신을 '살찐 복돼지'라고 낮추며 한인사회 역할도 부탁했다. 조국의 찬란한 미래, 한인 후손이 찾고 싶은 하나된 한반도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는 호소였다.

한국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가 주최한 LA동포간담회는 흔치 않은 순간이다. 문 의장과 의원들은 뉴욕, 워싱턴DC, LA에서 선천적복수국적 불이익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진전 없는 모습에 미안함도 전했다. 적어도 한인사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국회에 각인시켰다. 다만 한인사회 접근방식은 아쉽다. "우리 아들·딸이 연방 정부기관 진출 때 불이익을 받는다"는 말만 강조하면 반발을 살 수 있다. 한국 국적은 원치 않는다는 말처럼 들려서다. '750만 세계 한인의 자손, 선천적복수국적자가 한국 병역 때문에 18세 때 모국 국적을 포기한다. 그들이 모국과 연을 끊게 만드는 일은 한국에도 손해'라는 말로 지혜로운 문제해결을 요구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국회의장 주최 동포간담회는 어수선했다. 일부 한인 참석자들은 국회의장 인사말이 끝나자 '사진찍기'에 열을 올렸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인사말은 소란함에 묻혀 민망함까지 연출했다. 오죽하면 다른 국회의원들이 문 의장 뒤에 서서 마이크를 잡았을까.

문 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동포간담회에 앞서 USC 인근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을 방문했다. 한인 이민선조의 독립운동과 미주 동포의 애국애족 정신을 담아가겠다는 품격을 보였다. 손님을 맞이한 한인사회 주요인사들의 '품격'은 어디간 걸까. 한반도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한인사회 역량을 보이겠다는 다짐이 없어 아쉽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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