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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보하는 마음이 꽃보다 아름답다

캘리포니아가 난리다. 지난 겨울 흠뻑 내린 비로 온 산과 들 천지가 야생화로 덮였다. 주류 언론들도 캘리포니아에 사상 유례없는 '수퍼블룸(Supper Bloom)'이 찾아왔다며 호들갑이다. 이럴 때 꽃구경 한 번 다녀오지 않는다면 이 봄이 너무 아쉬울 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TV나 신문은 물론 페이스북, 카카오톡같은 SNS에서도 어디가 좋다더라, 어디는 아직 이르더라는 등 꽃놀이 정보가 넘쳐난다.

올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곳은 15번 프리웨이 인접한 레이크 엘시노 일대다. 노랑, 보라, 진황색 등 등성이마다 뒤덮인 야생화 사진들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눈부신 꽃잔치를 보기 위해 주말이면 수만 명씩 몰려든다. 그러더니 결국 사달이 났다. 지난 주말 시 당국은 상춘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워커스캐년 일대를 폐쇄한 것이다. 극심한 교통체증에 불법주차, 노상방뇨는 물론 자연훼손까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사진을 찍는다며 개방된 등산로를 벗어나 출입금지 구역까지 들어갔다가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도 생겼다.

좀 더 좋은 위치에서 꽃도 보고 사진도 찍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자연은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순간적인 들뜬 마음으로 행동하다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이 몰리는 곳일수록 질서를 지키고 양보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너도나도 내가 먼저, 내가 더 편하게만 외친다면 아무리 멋진 동네, 멋진 꽃대궐도 이기심만 넘쳐나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다.

다행히 레이크 엘시노 지역은 이튿날부터 바로 폐쇄조치가 해제됐다고 한다. 그곳이 아니어도 캘리포니아 꽃잔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랭캐스터 앤틸롭밸리, 엔자보레고 사막 주립공원 등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곳은 물론 멀리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리조 플레인이나 가까운 밴나이스 발보아호수 등이 계속 꽃을 피워내고 우릴 부를 것이다. 이 좋은 계절에, 그렇게 예쁜 꽃을 보러가면서 순간적인 방심이나 이기심으로 모처럼의 나들이를 망치는 일은 없도록 서로들 배려하고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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