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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에릭 가너의 죽음과 '경찰 폭력'

5년 전 뉴욕 거리에서 흑인 남성 에릭 가너가 담배를 팔다가 경관에게 적발된 뒤 체포 과정에서 '목 조르기'로 죽음을 당했다. 연방 법무부는 가너의 목을 졸라 살해한 대니얼 판탈레오 경관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5년 동안 가너의 죽음에 정의로운 심판이 내려지길 바라며 싸워왔던 가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시민들은 '경찰 폭력(police brutality)'과 '흑인 인종 차별'에 맞서 17일부터 11일 동안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가너가 사망하기 직전 11차례 외쳤던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구호를 외치며 시경에 책임을 지도록 촉구하고 있다.

판탈레오 경관에게 처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판탈레오 경관은 2014년 사건 발생 직후 총과 배지 등은 압수당했지만, 여전히 시경에서 '직무 수행' 중이다. 그가 지난 2015~2016회계연도에 받은 연봉은 7만8000달러, 오버타임은 2만3000달러다.

5년의 기다림 후에 나온 어처구니 없는 결정에 '뉴욕 시장'도 주목을 받는다. 시장은 경찰국장 임명 등 뉴욕시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물론 판탈레오 경관도 해고할 수 있다.



하지만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뉴욕시는 5년 전과 다르다"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만 말하며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단지 "법무부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에 대해 최소 1년 안에는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고 촉구할 뿐이다.

가너의 가족들이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시정부는 가너의 가족에게 590만 달러를 보상하기로 결정했지만, 과연 이 돈이 가족의 슬픔을 완전히 씻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미국 내 '경찰 폭력' 이슈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오래 전 남부에서 뉴욕으로 이사를 온 한 흑인 남성은 "남부는 더 심하지만, 뉴욕에서도 운전 중 경찰 단속에 걸렸을 때 크게 잘못한 것이 없지만 항상 긴장한다"며 "아직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함께 사는 유색인종으로서 '경찰 폭력'은 흑인 커뮤니티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지난 1999년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려 했던 가나 출신 이민자 아마두 디알로는 총을 꺼내는 것으로 오인한 경관들의 총격 41발에 살해됐다. 즉, 아시안을 포함한 이민자들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경찰 폭력' 문제를 남의 커뮤니티의 일로만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길 바란다.


박다윤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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