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 칼럼] 문화 감수성 없는 문화 교육

최근 뉴욕시 교육국이 실행하기로 한 '문화 수용.지속 교육(CR-SE)'은 ▶학생의 다양한 인종·문화·언어·장애 등 배경을 존중하고 ▶역사적으로 (혹은 당대에) 자행된 편견과 억압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조성하고 ▶역사적으로 우위를 점했던 사회·문화적 그룹을 주축으로 한 정책과 관례를 식별·중단하고 ▶개인의 신념·경험·정체성에 대한 고찰을 증진하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속 불거지는 뉴욕 시장의 불편한 뒷이야기는 그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뉴욕시경의 엄호 하에 이동하는 과정에서 그가 탄 자동자가 역방향으로 운행하다가 사고를 낸 정황을 숨겼던 일부터, 딸의 이삿짐을 뉴욕시경이 옮기게 한 일, 시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딴 부동산 회사 소유주의 형제가 설립한 은행에서 주택구입 융자를 얻었던 일 등이 드러나는 등 그부터가 뿌리 깊은 특권의식에 빠져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딸 키아라의 이사에 대해 단독보도를 했던 데일리뉴스 기자가 시장에게 진짜 시경을 이사에 투입했느냐고 묻자 그는 "당연히 우리 가족은 시경 차를 타고 이동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가족에 대한 뒷이야기가 보도되는 것을 두고 "불공평한 처사"라고도 했다.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기에 대통령의 세금 보고 내역도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시장이건만, 뉴욕시민의 안위를 챙겨야 할 경찰인력을 짐꾼으로 쓴 것은 대선 과정에서 정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없던 일 삼아야 하기라도 한단 말일까.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에 비해 백인 학생들이 경제.문화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고치겠다는 교육국과 그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시장의 방침에 아시안 학생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히려 교육국은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열린 회의에서 교육감이 스페인어로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중국인 주민들은 통역 없이 멍 때리고 있도록 만들었고 결국 주민들의 반발로 뒤늦게 통역사를 찾느라 회의 시간이 2시간이나 미뤄졌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이 과연 차별과 억압의 역사인지 어느 민족의 표밭이 제일 큰지에 대한 셈인지 의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이 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우리 표심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낼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꾸준한 의견 제시를 하는 동시에 타민족과 연대해 존재감을 더 드러내야 한다.


김아영 / 사회부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