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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미국이 더 열심히 생각하도록"

앤드류 양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의 모든 성인에게 매달 1000달러를 주겠다"며 '자유배당금(Freedom Dividend)'를 들고 나섰을 때만 해도 '하필 한 명밖에 없는 아시안 후보가 뜬구름 잡는 소리 한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모든 성인에게 매달 1000달러'는 연방정부 연 예산 4조4000억 달러(2019년)의 절반에 가까운 2조 달러가 드는 공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에서 양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팬클럽 '양 갱(Yang Gang)'의 활동이 눈에 띄고, 후보 토론회에서 보인 그의 활약에 사람들이 그를 재평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양 갱' 멤버들은 소셜서비스를 통해 매달 제일 많은 지지를 이끌어 낸 사람 명단을 공개하는 등 건전한 경쟁을 이어가며 양 후보를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CNN 후보토론회에서 양 후보는 미국과 전 세계가 당면한 자동화(Automation)로 인한 일자리 문제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정치 경험과 인지도 부족으로 얼마 주어지지 않은 시간에도 선전했다는 평이다.



그는 자동화가 가져올 문제를 적나라하게 거론하며 당장 현대사회가 당면한 불편한 진실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제일 흔한 직업인 소매업계 직종이 금방 사라질 것"이며 "미국에서 제조업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처럼 머지않아 미 전역에서 900만여 명의 소매업 종사자가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명문대를 향한 비뚤어진 열성도, 의료 서비스 비용 문제도, 혐오범죄도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막막한 현실이 자아낸 문제들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이 공감할 무서운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그는 정치인 특유의 격앙된 목소리로 윤리를 들먹이는 '지적질'을 하지 않는다. 대신 당장 당면한 급격한 경제구도의 변화 속에 정부와 업계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려움에 처할 국민의 안위를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진영의 빨간색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에 대적하는 'MATH' 모자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수학을 잘하는 아시안이라서 'MATH'가 아니라 "미국이 더 열심히 생각하게 만들자(Make America Think Harder)'의 약자다.

20여 명의 민주당 후보가 서로 헐뜯으며 매서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배당금'의 현실성보다 자유배당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돌아보는 자세가 아닐까.


김아영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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