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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비전 2028년'의 핵심은 버스 전용차선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20/01/16 20:23

LA메트로가 지난 13일 버스 노선 전면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 안이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되면 5년에 걸쳐 10억 달러를 투입해 2028년까지 LA 메트로폴리탄의 버스 체계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게 된다.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2028년 LA올림픽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오래전 출퇴근 기차 노선인 메트로링크를 취재했을 때 경험이 떠올랐다. 메트로링크를 타고 다운타운에서 외곽 지역까지 갔다가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면서 환승을 했다. 기차는 좋았다. 자리도 편했고 접이식 받침이 있는 좌석은 책을 읽거나 간단한 서류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중교통으로 어느 정도까지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었다. 남가주의 넓은 땅과 낮은 인구 밀도는 대중교통 건설의 최대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의 천국이라는 서울에서도 손실이 나는 버스 노선이 있는데 남가주에서야 오죽하겠는가. 배차 횟수는 적고 배차 간격은 멀다. 출퇴근 시간에도 자주 오지 않았고 퇴근 시간에 기차는 일찍 끊겼다. 배차가 적으면 승객이 늘지 않고 승객이 적으면 배차를 늘리지 못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기차에서 내리니 흙바닥이 역이었다. 맨땅에 의자 몇 개가 전부였다. 배차 간격이 멀어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데 난감했다. 의자 위에는 작고 기다란 지붕이 있었지만 햇빛조차 가리기 어려웠다. 비라도 왔으면 더 난감했을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주택도 멀었고 걸어서 간다 해도 가게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긴 흙바닥 플랫폼에 승객이라고는 나를 포함해 둘 뿐이었다. ‘배차 시간을 늘린다 해도 해가 진 시간에 과연 이 역에서 기차를 탈까’ 의문이 들었다.

메트로의 ‘비전 2028’은 버스에 집중됐다. 메트로 이용객의 3분의 2는 버스를 탄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승객이 25% 줄었다. 그래서 내놓은 비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버스 전용차선이다. 10억 달러 예산 가운데 7억5000만 달러가 전용차선과 신호체계 개선이다. 나머지 1억5000만 달러는 정류장 개선이다. 승객이 많은 노선은 배차 간격을 5~10분으로 줄이고 이용이 적은 노선은 축소하거나 없앤다. 밤에도 운행한다. 정류장도 개선해 안전도와 안락함을 높인다.

‘비전 2028’은 대중교통 노선을 따라 적정가격 주택을 짓겠다는 주택난 해소 계획과도 연관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자가용을 사지 않고 자가용이 없어야 주차장이 필요 없고 그래야 집을 더 지을 수 있다. 최근 프리웨이 정체가 심해지고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메트로 측은 그동안 버스 평균 속도가 12.5%나 준 것에 주목했다. 버스로 걸리는 시간이 교통체증이 없는 상태에서 자가용으로 걸리는 시간의 2.5배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메트로 측은 세계적 수준의 버스 노선을 만들겠다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LA의 교통정책이나 도로정책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자전거 도로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한인타운에서 보듯 교통체증이 심해졌다. 여기에 스쿠터까지 허용했다. 모두 길을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실효성을 얼마나 고민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주택난 해소를 위해 콘도와 아파트 건축 허가는 해야 하니 교통난은 더 심해졌다.

이제 버스 전용차선을 만든다. 지금 나온 안으로는 도로 중앙이나 도로변 쪽에 정류장과 전용차선을 만드는 안이 포함돼 있다. 도로 중앙에 만들면 자전거 전용도로는 그대로 남는다. 안에 따라서는 자전거 길이 없어지기도 한다. 버스 전용차선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주택 문제와 연계된 교통난이 자전거와 버스 차선까지 섞이며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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