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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네트워크] 왜 82년생 부티지지에 열광하나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LA중앙일보] 발행 2020/02/0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20/02/06 18:46

지난 3일 아이오와주 디모인 시내 링컨 고교에 차려진 ‘68선거구’. 이곳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코커스(당원대회)를 취재했다. 각 후보 이름을 적은 배너 뒤로 지지자들이 모여 앉았다. 한눈에 봐도 피트 부티지지 후보 쪽에 사람이 가장 많았다. 참가자 376명 중 97명이 1차 투표에서 부티지지를 택했다. 버니 샌더스(92표)와 조 바이든(57표)을 앞선 1위였다. 부티지지는 주 전체로도 선두(97% 개표)를 달리고 있어 대선 후보에 바짝 다가섰다.

그의 지지자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층이 많았다. 동성과 결혼한 성소수자이자 밀레니얼 세대인 1982년생 최연소 후보에게 청년층이 몰릴 것이란 통념은 빗나갔다. 45~64세가 가장 많이(26%) 선택한 후보가 부티지지였다(워싱턴포스트 조사). 중산층 거주지인 교외 주택가에서 표가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왜 정치 거물 대신 아들·조카뻘인 신인을 선택했을까. 바이든은 이번이 세 번째, 샌더스는 두 번째 대선 도전이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냈다. 샌더스는 하원에서 16년, 상원의원 14년째다. 부티지지는 인디애나주 소도시 사우스벤드 시장이 정치 경력 전부다. 인구 10만명 규모다.

경쟁자들과 달리 중도와 통합을 이야기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유세 내내 “반으로 갈라진 미국에서 서로를 물어뜯는 극단적 대립은 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 41%의 미국인과 공화당원 일부를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급진적 공약과 거리를 뒀다. 샌더스가 원전 폐쇄를 외칠 때 지지 의사를 밝혔다. 부유세를 신설하고 나랏돈을 더 써서 소득 양극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경쟁자들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

급격한 변화를 한꺼번에 시도하다 정권을 되찾을 기회를 날려버리고 싶지 않은 민주당원들 바람이 반영됐다. 진자의 운동처럼 너무 멀리 밀었다가는 반동이 더 클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정치권에 피로를 느낀 민심이 ‘이젠 그만하라’고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편을 가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수십 년 정치해 온 민주당 거물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인식도 깔렸다.

그 다음날 연방의회에서는 극단적 대립을 보여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국정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 뒤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연설문을 네 번에 걸쳐 북북 찢어 던져버렸다. 기성 정치인 대신 새로운 얼굴에 미국인들이 기대를 거는 이유다. 판을 한 번 확 바꿔보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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