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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바이러스에 무너진 ‘세계화’

지구촌 국가간 거리두기로
세계화에 결정적 타격 가해
무역량 10~30% 감소 전망

올해 초 프랑스가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베드 버그(Bed Bug)’로 불리는 빈대가 호텔 등 숙박업소에 이어 병원과 아파트, 극장 등에서 잇따라 출몰해서다. 미국 뉴욕 등 주요 도시와 동남아 일대의 호텔도 베드 버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부산의 한 호텔에서도 베드 버그가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구촌을 종횡무진하는 베드 버그의 기승은 세계화(Globalization)의 한 단면이다. 기술의 발전 속 사람과 재화에 이어 자본과 정보에도 국경이 열린 통합의 시대를 거치며, 여행객의 가방 등에 몸을 실은 빈대도 손쉽게 국경을 가로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화가 베드 버그의 활동 반경을 넓힌 셈이다.

세계화는 모든 것의 거리를 좁혔다. 좁혀진 거리만큼 긴밀하게 얽힌 지구촌은 운명 공동체가 됐다. 위기도 감염병도 손쉽게 전파되고, 전 인류가 위험에 함께 노출됐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는 전 세계로 번졌다. 중국에서 첫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는 신음하고 있다.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각국의 경제와 사회 활동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19는 흔들리는 세계화에 가해진 결정적 한 방이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제한과 국경 봉쇄, 수출 규제 등의 ‘국가 간 거리 두기’는 세계화의 숨통을 끊을 태세다. 올해 세계 상품 무역량은 1년 전보다 10~30%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인의 90%는 닫힌 국경 안에서 지내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16일 자 커버스토리로 ‘굿바이 세계화’를 다룬 이유다.



세계화에 대한 피로감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화의 쇠퇴를 일컫는 '느린 세계화(Slowbalization)’에 이어 최근에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탈 세계화(Deglobalization)’까지 ‘세계화와 거리 두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화의 가장 위대한 시기가 끝나며 경제 회복 등 전 지구적 난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 말이 벌써 확 와 닿는다. 99개월 만에 무역 적자를 기록한 지난달에 이어 지난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46.3% 줄었다. 세계화와의 준비 없는 이별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현옥 / 한국중앙일보 복지행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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