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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미·중 무력 충돌로 가나

'눌러 줘야' 했다.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보면서 미국은 불안했다. 우선, 짝퉁을 걸고 넘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2017년 8월, 그렇게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본격화했다. 25% 고율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2019년 9월까지 관세 전쟁이 펼쳐졌다. 서로 생채기를 입고 결국엔 그해 12월 무역협상 1단계에 합의했다. 휴전.

그런데 무역분쟁 막바지였던 6월,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란 걸 발표했다. 좀더 확실히 눌러야겠다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사실상 미래의 선전포고에 가깝다. 중국을 미국의 질서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상정했다. 명분은 인도양에서 태평양까지 걸쳐 있는 지역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역내 항행의 자유 등을 인근 국가들과의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ㆍ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팽창을 틀어쥐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선명했다.

인도태평양전략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교집합은 '남중국해'다. 두 세력이 맞부딪치는 지역이다. 남중국해는 서남쪽 인도차이나ㆍ말레이 반도와 싱가포르에서부터 동북쪽 대만에 이르는 바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길목으로 부근에 유망한 해저유전, 천연가스 자원이 넘쳐난다. 중국은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하면서 이 지역에 자원ㆍ교통ㆍ군사 요충지를 확보하려고 했다.

반면 미국 입장에서는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기 위해 이 지역이 필요했다. 중국은 영해라고 주장하고, 미국은 공해라고 규정해 자유 항행을 주장했다.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을 출동시켜 군사작전을 강행하고, B-1B 랜서 등 전략 폭격기까지 전개했다. 중국도 조기경보기와 대잠초계기 등 첨단 무기를 배치했다. 인근 자국 영토에 인민군과 핵까지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복잡하고 살벌한 남중국해 동쪽 끝에 대만이 있다. 최근 집권 2기를 시작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 연설을 통해 '일국양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하나의 중국' 대원칙을 민족의 자존심으로까지 여기는 중국은 '국가 분열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용납하지 않겠다며 무력 충돌까지 언급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을 미국 군함이 통과하고, 중국은 해상 실사격 훈련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중국이 '앞바다'를 통과하는 미 군함에 흠집이라도 내면 곧바로 미중은 무력 충돌로 맞붙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또다른 곳 홍콩에서 거칠게 맞서고 있다. 중국이 자치권을 누리는 홍콩에 적용되는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며 초강수를 두자 미국은 홍콩을 불안정하게 하는 일이라고 반대하며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도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화웨이 목조르기에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도 차단하고 있다. 막말도 거침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어떤 또라이(wacko), 얼간이(dope)"이라는 단어까지 내뱉고 있다. 이 정도면 오히려 전쟁이 안 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생존과 생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미국과 중국 두 거인의 아슬아슬한 발걸음에 밟혀 압사당할 것을 걱정해야 하는가 (ii)코로나19에 감염돼 최악의 상황에 놓일 것을 걱정해야 하는가 (iii)경제 침체로 당장 의식주를 걱정해야 하는가. 눈에 보이는 것은 없다. 온통 뿌옇다.

생존의 불확실성 시대다.


김석하 신문제작부장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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