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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여론조사의 함정을 피하는 법

미국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기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론조사의 홍수이다.

그동안 여론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팬데믹 이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이다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맹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9월에 들어서자 계절의 변화 탓인지 다시 흐름이 바뀌었다. 바이든이 트럼프를 크게 앞서고 있으며, 오늘 당장 투표한다면 대승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최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특별한 이슈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아니다.

ABC방송이 운영하는 데이터 분석 전문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자체 분석한 결과, 바이든이 트럼프를 약 7.5%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오차 범위를 훨씬 벗어났다. 이 웹사이트는 이어 바이든 후보가 대선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최소 334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비슷한 전망을 펼쳤다. 심지어 투표일 출구 조사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가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이에 앞서 CBS 방송도 바이든의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10%포인트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유권자 24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는 오는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자는 42%에 그쳤다.

대표적 경합 주인 위스콘신에서도 바이든은 50%의 지지율로, 44%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같은 유권자층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와 2%의 지지율 격차를 보였었다. 대조적이다.

주류 언론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정반대의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 라스무젠리포츠(Rasmussen reports)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50%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9월 3일 이후 계속 50% 선을 넘고 있다. 다시 말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론조사 관련,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이 바로 후보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다. 이번 대선의 경우 두 결과는 크게 상충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이에 따라 다소 혼란을 겪고 있다.

진부한 말이지만 여론조사는 응답률이나 여론조사 방식은 물론, 질문의 내용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심하게 말하면 여론조사는 특정인이 자신의 시각으로 찍은 사진과 같은 것이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너무 맹신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전자는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정보가 그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말한다. 대세에 따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후자는 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심리, 또는 그를 응원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후발주자가 선전할 때 응원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실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계속 독주하면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그 후보에게 투표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된다. 반대로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던 후보가 1위 후보 뒤를 바짝 뒤쫓을 때 부동층의 유권자들은 추격하는 후보에 투표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여론조사의 맹점이다.

여론조사 보도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뉴스 소비자들의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여론조사는 국민 여론을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필요악이다.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는 논의의 시작에 불과할 뿐, 종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 그 자체보다는 전체적인 추이와 방향을 살피는 수단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뉴스 소비자들은 이에 따라 항상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의 행간을 읽을 줄 아는 것이 마땅하다. 여론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듯이 여론조사결과도 항상 참은 아니다.

옛시조 한 구절이 떠오른다. ‘님아 온 놈이 온 말 하여도 님이 짐작하소서.’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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