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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신의 없는 선거인단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스포츠팀장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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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11 미주판 16면 입력 2020/11/10 18:00

2016년 11월 8일은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날이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270명 이상)인 306명을 확보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232명)와 차이가 제법 컸다.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투표를 하루 앞둔 12월 19일, 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화당 선거인단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내일은 선거인단이 미국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트럼프)에게 투표하는 대신 양심에 따라 투표해 달라. 일부 주는 트럼프 외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데, 당신이 양심에 따라 투표하고 벌금을 부과받으면 내가 대신 내겠다.” 이른바 ‘배신 투표’를 독려했다. 최종 결과는 트럼프 304명, 힐러리 227명 지지였다. 양쪽 합쳐 배신 표 7표가 나왔다.

배신 표를 던진 선거인을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라 부른다. 선거인은 정당이나 후보가 믿을 만한 사람을 지명 또는 선출한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미국 대선 역사를 통틀어 157명의 ‘신의 없는 선거인’이 나왔다. 이들에 대한 조처는 ▶처벌하되 투표는 유효 ▶처벌하고 투표도 무효 ▶투표를 강제하지 않음 등 주에 따라 제각각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가 승리한 워싱턴주의 경우 선거인 3명이 배신 투표를 했다. 이들은 힐러리 대신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을 찍었다.

주 정부는 벌금 1000달러씩 부과했다. 그러자 이들은 소송을 냈다. 주장의 요지는 “힐러리를 찍지 않은 건 승자독식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래야 공화당 선거인단도 배신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거였다. 소송은 4년간 이어졌다. 올해 7월 연방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주 정부 손을 들어줬다.

3일 실시된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은 애리조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 과반 확보에 성공했다.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은 다음 달 14일이다. 이번에도 ‘신의 없는 선거인’의 배신 투표가 나올까. 4년 전 배신 투표를 독려했던 무어 감독이나, 반대로 배신 투표를 “경멸할 만한 형편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던 트럼프나,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할까. 풍경이 달라지면, 서는 데가 달라지는 게 인지상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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