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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4년 뒤 제2의 트럼프 나올까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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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13 미주판 22면 입력 2020/11/12 18:29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7일 워싱턴 시내는 축제 분위기였다. 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모르는 사람들이 어울려 춤을 췄다. 백악관 북쪽 광장은 인파로 가득 찼다. ‘트럼프 아웃’ ‘당신 해고야’ 같은 손팻말도 보였다. 얼핏 보면 지난 5월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으로 촉발된 인권시위와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왠지 그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몇 사람을 인터뷰하고 알았다. 한목소리로 ‘정의’와 ‘인권’을 외치던 5월과 지금의 ‘공기’가 어떻게 다른가를.

“4년 전 시애틀에 살았는데, 트럼프 당선 발표를 듣고 펑펑 울었어요. 너무 암담해서요. 우리가 너무 안이했어요.”(연방 공무원 앤)

“저는 그날 사람들과 백악관 앞에 있었어요. 너무 끔찍하지만 4년 잘 버텨보자며 서로 다독였어요. 이런 날이 오네요.”(교사 사라)

그제야 명확해졌다. 이날은 절반의 사람에게만 축제라는 것, 이들이 거리를 휩쓸며 축배를 드는 그 순간 집에서 ‘펑펑’ 울며 분노하고 좌절하며 4년 뒤를 기다리는 또 다른 앤과 사라가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준 미국인은 7200만 명이다.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고 낙선한 대통령이 됐다. 역대 최고 득표를 자랑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당선될 때 얻은 6950만 표보다 250만 표가 더 많다.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득표율 47.4%) 미국인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트럼프가 이끈 공화당은 의회에서는 더 약진했다. 패배가 예상됐던 상원 주요 자리를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다수당을 유지했다. 하원은 의석을 더 보태 민주당이 겨우 다수당을 지켰다. 낙선했지만 트럼프의 당내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내년 1월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이자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당에 억울하게 승리를 빼앗겼다는 분노를 부추겨 지지기반을 결집하고 정치적 힘을 유지할 수 있다. 선거 부정의 증거는 없지만 말이다.

트럼프나 그 자녀가 4년 후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돈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농어촌과 전통·굴뚝 산업 종사자, 소도시 소상공인, 저학력 백인 등 세계화로부터 소외된 계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앞으로 4년 동안 이들의 형편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고, 워싱턴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트럼프 가(家)가 아니더라도 제2의 트럼프가 나올 수 있다. 선거는 끝났지만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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