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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커뮤니티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

중앙일보 창간 46주년 기념 연재물 ‘남기고 싶은 이야기’ 민병수 변호사편이 지난 10일 15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남가주 한인사회의 어른’ 민 변호사의 이력은 LA중앙일보 역사와 같이 한다. 그래서 초기 인종차별의 설움을 딛고 LA한인타운을 형성하고 LA폭동을 이겨내며 커뮤니티를 재건한 한인사회의 역사를 소중히 담았다. 회고를 마친 민 변호사에게 소감을 물었다.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했던 기억들을 많이 들려줬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조금 시원합니다. 지금 LA한인타운을 살아가는 2~3세들은 물론, 최근 이민자들은 한인커뮤니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한인 이민사를 솔직하게 남기려고 했습니다. 과거를 알고 오늘을 살아야 미래도 발전하는 것이니까요.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많은 분을 다시 기억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남기고’ 연재를 위해 인터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무엇인가요?



“아버지(고 민희식 초대 LA총영사)입니다. 아버지가 보기에 칭찬받을 만한 삶을 살았는지 돌아봤습니다. 사실, 제가 신문에 나올 만큼 큰일을 한 게 없습니다. 커뮤니티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뒤에서 도왔을 뿐입니다. 이름이나 명예 등을 바라지 않고 묵묵하게 일한 2세들의 얼굴이 떠올랐고 감사했습니다. 또 힘들게 미국에 정착해 부를 이룬 1세들이 힘들 때마다 선뜻 지원해 준 순간들이 기억났습니다. 이런 분들이 더 큰일을 했죠.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오히려 내가 미안합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한 내 삶이 감사했습니다.”

-여러 한인 단체장을 맡았는데 갈등은 없었나요?

“단체 회장을 맡거나 커뮤니티 단체와 일할 때 지키는 철칙이 있습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불행한 사람 이용하지 않고 약한 사람 도와주기, 한인들의 돈을 받고 나를 위한 선거활동 하지 않기 등입니다. 부와 명예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갈등도 없었습니다.”

-형사법 전문 변호사가 된 걸 후회하지 않나요?

“LA카운티 검찰청에 검사로 봉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배심원 재판에 필요한 경험일 것 같아서 자원해서 한 달 동안 검사로 일했습니다. 어린 흑인 여성이 경찰의 함정 수사로 매춘 혐의로 기소된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검사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판결을 앞둔 재판 마지막 날 법정 복도에서 법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여성이 걸어오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싸운 검사에게. 그날 그 여성은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겼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엄청 후회했습니다. 형사법 변호사는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 길을 선택한 것에 지금도 후회가 없습니다.”

-한인 커뮤니티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교사로 재직할 때 백인, 흑인, 아시안 등 모든 아이를 가르쳐보니 똑같더군요. 백인이 우월하다는 인식은 우리 스스로 갖지 말아야 합니다. 한인들은 우수합니다. 교육열이 뛰어난 부모 덕에 2~3세들은 어디에 내놔도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모이자 어른인 우리가 할 일은 이들이 주류사회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밀어주는 역할입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만이 최고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일하는 내각과 참모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그런 한인들이 곳곳에서 나올 것이라는 걸 꼭 알리고 싶습니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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