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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가세티 시장의 입각, 지금은 아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20/11/18 미주판 20면 입력 2020/11/17 19:39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한 10일께 연방정부 장관 후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교통부 장관에 거론된 것은 다름 아닌 에릭 가세티 LA시장이었다.

15일. 며칠 간의 침묵을 깨고 가세티 시장은 “전화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연방정부 장관으로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며칠 간의 망설임과 완곡한 표현은 말한다. 기다리지 않아도 전화는 올 수 있다.

다른 많은 도시들처럼 LA는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신기록을 세우면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가세티 시장도 “차원이 다른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앞에 두고 시장의 발언에서 LA 시민들과 함께 코로나와 싸워 이기겠다는 딱 부러진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다.

가세티 시장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 진영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바이든이 당선됐으니 어떤 식으로든 연방정부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가세티 시장은 이전에도 꿈이 LA시장 너머에 있어 보였다. 많은 이들은 그 꿈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가세티 시장은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일찍 치르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했다. 2018년에는 17개 주를 방문했다. 한 달에 1개 주가 넘는다. LA시장의 직무로는 과해 보였고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더구나 방문지에서 가세티 시장은 이민이나 최저임금 같은 민주당의 단골 이슈를 제기했다. 이런 노력 덕인지 결국 가세티 시장은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군 20인에 들어갔다.

대통령 꿈도, 그 꿈을 향한 행보도 가세티 시장의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은가. 흔히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전쟁 중에는 장수도 말에서 내리지 않는 게 맞을 것이다. 코로나 방역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저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지금처럼 확진자가 늘면 다시 통행은 제한되고 가게는 문을 닫을 수 있다. 당연히 생계의 벼랑에 몰리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당장 LA 시 정부만 해도 수억 달러의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LA는 노숙자 문제라는 고질병을 안고 있다. 한인들은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한인타운에 노숙자 임시 주거지를 설치하려던 2018년 5월 2일 오전 8시 가세티 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의 기자회견을 기억한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지만, 노숙자 문제는 더 나빠졌다. 그렇다고 LA시가 대단히 코로나 대처를 잘했다고 하기 어렵다. 오래된 노숙자 문제는 새로운 코로나 문제와 악순환에 빠져들 기세다. 코로나 극복이 늦어질수록 관광 같은 LA의 핵심 산업은 깊은 후유증을 앓을 것이다. 찬바람과 함께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와중에 LA를 떠나는 것은 81%의 득표율로 재선된 시장으로서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정치적 타이밍은 이해가 간다. LA시장은 다시 나올 수 없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면 2026년까지 주지사 도전도 쉽지 않다. 지난해 1월 29일에는 대선 후보로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도 했다. 그러니 연방정부에 들어가 이력을 쌓는 건 대선 도전 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선 도전에 필요한 경력으로 따진다면 LA 시장으로 코로나와 맞서 싸웠다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 그러려면 당장 단호하게 LA에 남아 코로나와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이면 어떨까. 그러면 시민들의 지지와 응원이 따를 것이다. 여건도 좋다. 새 대통령은 절친한 바이든 당선인이다.

떠날 때 떠나더라도 적어도 코로나가 창궐하는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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