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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금식 칼럼] 백인들의 분노

지난 6일 연방 상·하원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당선 최종인준을 위한 각주의 선거구 보고를 공식화하는 의회가 있었다. 이를 위한 토의 진행 중 트럼프 대통령 지지 군중이 국회의사당을 침입하여 이번 선거가 불법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국회를 무력점령하여 폭동을 야기시킨 사건이 발생하여 미국 민주주의의 허점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이번 폭동에 참가한 군중들을 볼 것 같으면 참가자들의 절대다수가 백인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고, 연령층으로 보아서 평균 40대에서 50대 사이로 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일반적인 인구특성을 볼 것 같으면 그들 다수의 교육 수준이 대학 미만이며 주로 노동 및 제조업에 종사하는 중소도시 및 농촌 지역 주민들이라 보고 있다. 다른 하나의 중요한 특성은 그들의 다수가 백인 인종 우월 사상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 폭동에 가담한 주동적인 단체들도 백인 우월주의 집단들이라 한다.

정치학자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여준 군중 폭동 행위를 ‘정치적 일탈’(Anomie) 행위라 정의한다. 일탈 행위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성취하기 위해 주어진 합법적인 수단을 초월하여 목적을 성취하려고 하는 군중 행위이다. 이러한 일탈 행위의 기반을 정치학자 ‘캐롤 앤더슨’(Carol Anderson)은 ‘백인 분노’(White rage)에 기반이 되어있다고 했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분노에 차 있는 사람들을 ‘성난 백인들’(Angry white men)이라 부른다. 이러한 백인들의 일탈 행위의 기반인 분노의 기반은 무엇일까?

정치 평론가 ‘프랜시스 윌킨슨’(Francis Wilkinson)에 의하면 지난 20여년간, 특히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에 백인 보수주의자들과 특히 중산층, 중하층 백인 중에서 그들이 역사적으로 누려오던 사회 특혜(Social privileges) 완화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사회 소외의식을 느껴왔다고 한다. 이 백인들의 사회 소외현상을 하버드의 ‘스티브 레비스키’(Steven Levyski)는 종래에 누려오던 백인들의 미국 문화, 정치 및 사회 계층 위치의 심각한 위축현상에 기인한다고 했다. (이러한 사회 변동 추세에 대하여 그들은 심한 분노를 느낄 뿐 아니라, 특히 백인 남성들 간에 이러한 분노의 느낌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화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이며 그 사회의 공동의 사고와 행위양식이다. 또한 이들의 사회를 유지하는 결속력이며 공통적인 사상이다. 그러나 근래에 이 백인 중심의 문화가 다문화 중심의 문화로 급히 바뀌고 있다. 이러한 미국문화의 다문화적인 변동의 요인을 그들은 미 이민정책의 실책이라 보고 이민정책의 교정을 강력히 주장했다.

예를 들어 퓨 리서치(Pew Research) 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구 중에 소수인종인 비백인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으며 오는 2045년을 넘으면 50%를 넘게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근래 미국 인구 증가의 55%가 넘는 증가율이 이민자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히스패닉 계통의 자녀들로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미국 정치에 지난 25년간에 백인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백인들의 투표자 수가 20% 증가했으나 흑인, 히스패닉, 그리고 아시아인들을 포함한 투표 유권자들은 65%가 넘게 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25년 이래로 연방 의회의 인종적인 구성을 보면 소수인종 하원이 14%에서 근래에는 26%로 증가하였다. 상하원의 인종적 배경을 보면 116명의 소수계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2000년 국회의원들의 소수계 의원 수에 비하여 84%가 증가한 셈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결정적인 승리의 한 요인이 소수인종, 다시 말해비백인들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인하고 있다. 87%가 넘는 흑인 유권자들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표를 던졌고, 65%의 히스패닉, 그리고 61%의 아시아 계통 소수 인종이 표를 던졌다.

사회 계층 면에서도 백인들이 자기들의 사회 특혜라고 누려오던 사상에도 괄목할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유권자들의 특성을 보면, 교육 및 직업 면에서 비백인들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특성을 가진 인구들이 지난 20여년간 미국사회의 계층변동 추세에서 비교적인 뚜렷한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령 2017년 미국 가정의 평균 연 수입을 보면 아시아인 가정이 백인 가정 연 수입보다 평균 20%나 높다. 이러한 수입의 차이는 구성원들의 교육 수준으로부터 기인했다. 2020년 대학 졸업자들의 연 평균 수입은 8만 4000달러이나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평균 연봉은 3만 5000달러였다.

한편 지난 10년간 아시아인들의 경우 평균 22%, 히스패닉의 경우에 18%의 수입 증가를 했으나 백인들의 경우에는 8% 증가에 그쳤다. 이는 흑인들의 수입 증가보다 2배가 높지만 다른 비백인들에 비하여는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사회학자 ‘세오도 아도르노’(Theodor Adorno)는 사회 변동에 적응력을 잃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군중들은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를 찾는다고 했다.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군중에게 백인 인종 중심 사상에 불을 붙여왔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으로 인하여 백인 중심 인종 편견 사상에 기반을 둔 권위주의적 정치기반이 흔들리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분노를 느끼고 있는 우파 백인들의 정치적인 감정과 반항 운동은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금식 박사/ 전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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