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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로나 시대 근무방식의 '진화'

미국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13개월째를 맞았다. 하루라도 ‘코로나’ ‘팬데믹’ ‘확진’ ‘자택격리’ ‘거리 두기’ ‘마스크’라는 단어를 접하지 않고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삶의 일부가 돼버렸다. 초기에는 '코로나가 진짜 심각한 게 맞나'반신반의했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가 연일 속출하고 있어도 주변에서 확진 소식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춤했던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어디의 한인이 확진됐다더라’는 전언을 접했을 때만 해도 여전히 거리감을 느꼈으나 ‘지인의 지인’에서 지인, 동료까지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절친한 친구 가족 전원이 확진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고서는 우려와 함께 두려움이 엄습했다.

예방이 최선이라 외출을 자제하고 접촉을 줄이면서 가족이 최대한 자택격리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계속 재택수업이라 외출할 일이 없고 아내도 일주일에 한 번 마켓 가는 일 외엔 나가지 않고 있다. 회사에서도 지난달 사무실 내 거리 두기 규정 엄수를 위해 순번에 따라 일부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으나 LA카운티가 지역 자택 격리령을 해제하면서 정상 근무로 복귀됐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으나 필수 직종임에도 우선 접종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언제 차례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데다가 전염성이 몇배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어 불안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코비드 19와 재택근무’를 주제로 지난해 9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6개월 사이 매일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한 비율이 월별에 따라 33~51%까지 나타났다. 부정기적으로 재택근무를 한 경우는 18~25%, 한 번도 하지 않은 경우는 31~42% 선이었다. 재택근무를 했던 근로자 중 65%는 향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길 희망했으며 이중 35%는 코로나 확진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는 것은 고용주, 관리자 입장에서 당연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효율성은 업무 특성상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이냐 아니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농땡이 피운다’ ‘사무실에 나와야 제대로 일할 맛 난다’ ‘기강해이’와 같은 이유를 들어 재택근무 자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 조정 등으로 업무량이 크게 늘어나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근무 환경이 바뀐다고 할당된 업무를 소홀히 한다면 그것은 직원 개인의 책임감 결여요 자질 문제다. 효율성과 안위를 따지기보다 개인적인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앞세운다는 것은 분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직종 특성과는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아마존, 구글, MS,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과연 재택근무 시스템을 팬데믹 종료 이후로까지 연장하겠는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제2차 세계 대전 6년간 전사한 미군 수가 하루 평균 186명이다. 백신 접종 시작으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LA카운티에서만 지난 9일 하루 3000명 이상이 ‘확진’이라는 부상을 입었고 2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현재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언제든지 습격 당할 수 있는 전시 상황에 처한 것과 다름없다. 적어도 '백신'이라는 방탄복이 지급될 때까지는 상황에 따라 참호나 벙커에서 싸울 수 있도록 유연함을 발휘해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개선하면 된다.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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