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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저소득층 학생에 문 여는 대학들

몇년 전 뉴욕타임스가 부모의 재력과 고등교육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기사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기사는 스탠퍼드 대학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재학생들의 경제적 능력을 비교한 수치를 실었다.

결과는 스탠퍼드 대학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미국 상위 10% 부유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통계를 보면 ▶재학생의 39%가 상위 5%에 포함되며 ▶17%는 상위 1%에 속하고 ▶2.5%는 상위 0.1%에 해당한다고 나왔다.

그렇다면 하위층 20%에 포함되는 재학생 수는 몇 명이나 될까? 전체 재학생의 4%에 불과했다.

스탠퍼드의 통계를 본 교육 전문지 ‘인사이드하이어에듀’는 “스탠퍼드 대학 학생들의 인종별 분포는 백인 학생이 32%, 아시안 23%, 라틴계 17%, 흑인 7%, 아메리카 원주민이 1%로 상당히 다양하다”며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탠퍼드는 매우 부유한 학생들을 다양하게 유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다른 사립대들도 비슷하다. 명문 사립대들이 다양한 학생들을 유치한다고 하지만 합격자들의 경제력 배경은 대부분 상위 계층에 속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랬던 스탠퍼드 대학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입 심사 과정에 지원자의 경제적 배경을 축소하고 다양한 사회경제 계층의 학생들을 합격시키기 위한 고민에 들어간 것이다.

교수협회가 최근 학교 측에 제시한 제안은 두 가지다.

첫번째는 지원서의 대대적인 개정이다. 지원자를 도와주기 위해 원서를 읽거나 조언한 사람의 이름과 관계를 표시하게 하고 학생 가정의 소득과 부의 수준을 추적 조사할 수 있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제안은 대입 진학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대입 상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합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공개한다면 합격생들의 경제적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꼽히는 스탠퍼드 대학이 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반갑다.

하지만 그 뒤에 아시안 학생들이 받게 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걱정된다. 한인 학생들을 포함해 많은 아시안 가정들이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사설 기관의 입학 상담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보고서에 나온 것처럼 상위권에 포함되는 가정이 아니라 그저 자녀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지원하는 평범한 가정들이기 때문이다. 일부는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지원서에서 질문하는 ‘인종’을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아시안’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내용의 에세이를 의도적으로 피하기도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대입 뇌물 스캔들을 보면 주로 부유한 백인 가정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아시안 학생은 1~2건에 그쳤다.

그래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학들이 선택한 ‘SAT 점수 선택 제도’가 반갑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문이 열리지 않아 대입 시험을 치르지 못해 점수가 없는 학생들도 도전할 수 있도록 대학마다 지원 자격을 완화시킨 것이다.

SAT 만점을 받지 못해도 원하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으니 성적 때문에 망설이던 학생들에겐 반갑고 귀한 기회일 것이다. 물론 너도나도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성적이 아닌 개인의 특성과 노력과 결실을 보고 선택하는 대입 정책이 자리를 잡는다면 더 다양한 학생들이 캠퍼스를 다니며 창의력을 뽐낼 것이다. 공부는 표준점이 없기 때문이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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