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칼럼] 기억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첫눈이 내린다
언제까지라도 첫눈이 오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
이별을 고하는 나에게 그가 안겨준 말이었다
사랑의 격동도 이제는 사라진 지 오래인데
아직도 끊어 낼 수 없는 연민의 정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하얀 눈 속으로
내 마음은 저 멀리 그를 만나러 간다
"저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겁니다
거친 강물 위의 다리처럼
제가 당신이 이 세상을 건너갈 다리가 되어 줄게요"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이 찻잔 속에 녹아들 때
우리의 가슴은 뜨거워지고
젊은 꿈은 끝없이 퍼져 나간다
말이 없어도
손가락 걸지 않아도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나누어 마셨지
첫눈이 내린다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기다릴 거야
돌아선 발걸음이 이국땅에 머물러도
평생 안고 가야 할 젊은 날의 사랑 이야기
한 번쯤 기억을 꺼내 보는 것
죄가 되진 않을 거야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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