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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Holiday Blue

"Hew, holiday is finally over" 안도의 숨을 내쉰다. 홀리데이와 관련된 용어는 성탄절과 새해를 비롯해 가족들과의 재 상봉.기쁨.즐거움.환희.선물.풍성한 음식.파티 등 긍정적인 의미가 많지만 놀랍게도 부정적인 면도 많다.

뉴욕은 사계절이 뚜렷해서 계절의 변화를 즐길 수 있다. LA에서 오래 살다 뉴욕으로 이사 온 친구는 뉴욕시계는 더 빨리 지나간다며 호들갑을 떤다. 각 계절에 따라 옷가지 준비와 활동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바삐 지나간다. 뉴욕커들은 섬으로 이루어진 뉴욕의 해변을 즐긴다. 쌀쌀한 바람이 볼을 스치면 어느 새 가을 학기가 시작된다. 할로윈, 추수 감사절,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향해 세라토닌 분비가 정점에 달한다. 즐거운 스트레스 시즌이다. 하지만 '계절성 우울증'인 'holiday blue'를 겪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우선 중환자실에 환자가 밀린다. 많은 우울증 환자가 알코올 섭취 과다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 경찰이나 엠블런스가 환자를 실어 나른다. 정상인이면 알코올을 즐기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아예 자포자기하고 마시고 쓰러진다. 평소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던 환자들은 이 시기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인 자살(drug over dose)을 범하게 되어 중환자실은 연말이 되면 더욱 바빠진다.

세계에서 자살률 1위인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은 성인 8명 중 한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자살자의 80%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니 과연 우울증은 암보다 사망률이 높다. 우울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울증은 한번 빠지면 쉽게 극복되지 않는 정신질환이다. 의학계에서는 자살을 일으키는 DNA를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햇빛'이 우울증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우리 자신도 요즘처럼 영하권에 머무는 추위에 가끔 순간 찬란한 햇빛이 한줌 나오면 얼마나 황홀한가.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하니 그는 "제발 햇빛만 가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일조량이 적은 북 유럽인들의 높은 자살률이 이를 증명해준다. 반면 지중해연안에 있는 나라들이나 캐리비안 혹은 남미인들은 국민성이 쾌활하고 낙천적이다.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라토닌이 햇빛 양과 비례해서 분비되고, 또 이는 겨울에는 여름보다 13% 적게 분비된다고 한다.



우울증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낮은 세라토닌 분비가 주 원인이다. 햇빛은 세라토닌 외에 멜라토닌이라는 수면조절 호르몬도 분비하게 도와준다. 세라토닌과 멜라토닌이 충분히 만들어져야 우울증 예방도 되고 잠을 잘 잘 수 있다. 세라토닌을 높여주는 항 우울제로 'Prozac'이라는 약이 있다. 한 때는 이 약이 유행을 탔다. 연구결과 환자의 70%만 우울증 치료효과를 봤다고 밝혀져 우울증 환자의 30%는 세라토닌이 아닌 다른 원인도 있음을 추측케 했다.

우울증의 시작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고 대항하는 능력에는 개인차가 있다. 물이 반 컵 남이 있는 유리잔을 보고 안심하는 이와 걱정하는 이가 있다. 우울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자살 혹은 치매로 진행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각한 우울증은 물론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가벼운 우울증은 본인 스스로와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헤어 나올 수가 있다. 가벼운 우울증의 예방은 햇볕을 받으며 운동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정도 햇볕 받으며 걷는 운동은 우울증.심장질환.관절염.비만을 예방한다. 겨울에는 걷기운동을 하고 봄.여름.가을에는 텃밭 가꾸기를 하면 우울증 감소.운동.유기농 식사의 일석삼조 효과를 본다. 내가 살 가치가 없다고 느낄 때 내가 뿌린 씨앗이 흙을 뚫고 나와 열매 맺고 그 여린 생명체가 나의 손만을 기다릴 때 우울증은 존재할 여지가 없게 된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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