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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자기 관리 철저한 시니어 라이프

중년을 넘긴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들이 있겠지만 어느날 문득 거울 앞에서 거울 속 중늙은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흠칫 놀라는 일이 많다.

아무리 백세시대라고 하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도 하지만, 58년 무술년 개띠로서 올해 딱 환갑이니 나도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닌 것 같다. 요즘에는 의료수준이 향상된 데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육십이 넘고 칠십이 넘어도 체력적으로는 아직 팔팔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지금의 6,70대 체력은 과거 30년 전의 40,50대 수준과 비슷하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는 건 아니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적절한 운동을 통한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한 것이지, 걷는 것조차 싫어하고 몸에 해로운 습관에 얽매여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고 체력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작년부터 다시 등산을 시작하고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주말에 산에 오르는 걸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공기 좋은 곳에서 등산을 하다보면 온갖 잡념도 사라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난 주말에도 꽤 높은 산엘 다녀왔다. 작년 처음 올라 갈 때는 상당히 힘들더니 이번에는 같은 코스인데도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동안 꾸준히 산행을 한 덕분에 체력이 단련된 이유가 컸을 것이다. 또 최근 한 산악회에 조인하면서 내심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올라 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산행 다음 날도 근육통이 없는 걸 보면 체력이 많이 좋아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번에 조인한 산악회는 LA인근에서는 여러모로 악명(?)이 높다. 난이도가 높은 산행을 자주하고 멤버들 실력이 엄청 높다는 거다. 하지만 몇 번 산행을 같이 하고 보니 나도 뭐 크게 폐를 끼칠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차피 등산이라는 것이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수준에 맞게 오르면서 자연을 즐기고 산우들과 어울리며 친교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등산에서 꽤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나보다 여덟 살이나 연상인 여자 회원 한 분이 왔는데 등산 경력이 오래 되셨다고 한다. 곧 7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군살이라고는 없는 몸매에 밝고 활기 찬 모습으로 자기 페이스대로 정상을 향해 묵묵히 오른다. 왕복 14마일의 등산 여정 내내 별로 지친 기색조차 없었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시의적절한 대화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본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모임에서 연장자로서 대우를 바라고 무게를 잡으면 여러 사람이 불편해질 수 있고, 체력이 달려 자꾸 뒤처지면 전체적인 진행이 어려워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년 20년 후에도 등산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분을 롤 모델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체력은 타고 나는 것인 양 운동을 별로 안하는데도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사람도 간혹 있긴 하다. 하지만 타고난 나약한 체력만 탓할 게 아니라 꾸준히 단련하면 나이에 크게 상관없이 체력도 바뀔 것이며 삶의 질도 더불어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분 좋은 주말이었다.


송훈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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