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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할렐루야 아멘

어제는 교회 담임 목사님이 출타 해서 외부 목사님이 와서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올라와서 인사를 하시고는 '할렐루야'하시더니 "이 교회는 '아멘'의 화답소리가 작네요 우리 교회에서는 천장이 떠나갈 듯이 크게 아멘을 하는데"라고 불만(?)을 토로하셨습니다. 목사님은 40분간 설교를 하시면서 할렐루야를 한 100번을 외치신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인들은 '아멘'이라고 해야 했고 아멘 소리가 작으면 "이 교회에는 아멘하고 화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네요. 그런 분에게는 주일 설교의 은혜가 없지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할렐루야는 무엇일까요. 물론 할렐루야는 히브리 말입니다. '할렐'이라는 말은 '찬양하라' '영광스럽게 하라'는 명령형이라고 합니다. '루'는 '너희들은'이라는 말이고 '야'는 '야훼'의 준말입니다 그러니까 연결을 하면 '너희들은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 설교하신 목사님은 '젊어서 연애할 때, 집에 가면 아내의 얼굴이 떠오르더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할렐루야'하고 음성을 높였습니다. 아니, 자기 젊어서 연애했던 것에 대해 말하는데 왜 교인들이 '아멘'을 해야 하는지 많이 헷갈렸습니다.

독재자들이 연설을 할 때는 국민들이 열광적으로 화답하기를 원합니다.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연설할 때 군중들이 열광했고, 히틀러가 연설을 할 때 군중들이 광분을 했습니다.



대통령이 연초에 국회에 나와 국정 연설을 할 때 청중들이 몇 번이나 일어나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느냐를 놓고 대통령의 역량과 인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큰 교회 목사님들 가운데 몇몇은 마치 자기가 보통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베드로보다도 한 급 높은 사람이 된 것처럼 생각을 합니다. 물론 많은 교인들, 부목사님들, 장로님들, 집사님들이 떠받혀 주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듯한 목사님들을 더러 봅니다. 그래서 자기가 "우리 아들이 좋은 대학을 갔어요. 할렐루야"하면 교인들이 "아멘"하고 큰 목소리로 화답해주기를 바랍니다.

'아멘'이 무슨 뜻인가요? 아멘은 '참 진실하다' '그 말에 진실로 동의한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하는 기구의 말이 아닙니까. 목사님이었던 할아버지는 '예배는 우리가 마음과 뜻, 정성을 다 바쳐서 경건하게 드리는 것이다'라고 하며 예배시간에 소란을 떨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TV에도 예배를 경건하게 보는 교회가 많은데, 간혹 예배인지 굿판인지 모르게 떠들썩하고 찢어진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이런 예배를 강력하게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고, 예배는 경건하게 드려야 한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나는 이 논란에서는 빠지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다양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인간들의 다양성을 모두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도 베드로 같은 과격한 성격의 소유자도 있고, 야곱처럼 엄격한 원칙주의자도 있고, 유다 같이 머리 좋은 사람도 있고, 요한 같은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도 있습니다.

저는 예배를 볼 때 마음을 모아 조용히 기도하고, 목사님의 말씀을 기침소리까지 듣고 예배시간에 내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합니다. 목사님, 강단에 올라오시면 너무 '할렐루야'를 많이 하지 마시고 우리들에게 '아멘'을 강요하지 말아 주시면 안될까요.


이용해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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