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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무역전쟁이 갈수록 복잡해 진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자 중국이 보복성 관세를 매긴다.

전쟁은 승리하기 위해 한다고 보면, 무역전쟁도 분명 승리가 목표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승리는 무엇일까? 그의 발언을 통해 유추해 보면 미국으로 제조업을 가져와 미국 산업이 성장하고 이 부문의 고용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산업의 쇠퇴와 고용의 감소라는 반사적 결과와 함께.

이번 관세 부과 조치의 대표적 제품인 철강을 예로 들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미국 경제와 미 국민에게 도움 되는 진정한 승리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철강값이 25%만큼 비싸진다. 그러면 미국 내 철강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이 생겨나면서 생산을 늘리게 되고 그러면 미국 철강업계의 고용이 늘어난다. 일단 미국의 승리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선 미국에서 철강을 쓰는 건설업이나 철강을 원재료로 쓰는 제조업의 경우 단가가 올라간다. 건물이나 철강재를 쓰는 제품 값이 올라가면서 구매 가격이 올라가고 렌트비가 올라간다. 관세 인상의 부담 즉 더 비싼 값이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소비자의 가격 부담이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소비가 줄게 된다.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줄어든 매출로 인해 고용 감소를 하게 된다. 철강산업을 제외한 철강 연관부문의 고용이 준다. 더 나아가 외국으로 수출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미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니 당연히 수출이 준다. 국내 수요가 주는 것보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국내는 관세가 붙은 철강값과 경쟁하는 외국기업이 없지만, 외국기업의 입장에서는 관세가 현저히 적은 국가의 제품이라는 경쟁이 있기 때문에 수출감소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의 보복이다. 미국산 수입에 대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수출 산업의 매출이 줄고 고용이 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은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양보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양이 훨씬 크기 때문에 같이 보복관세로 인한 타격은 중국이 더 커서 곧 중국이 타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양적인 면에서 보면 이 계산은 맞다. 그러나 보복은 비관세 부문에서도 일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수출 양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한국과 일본이 사드나 영토분쟁으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였을 때 중국이 가한 보복성 불매운동과 일본과 한국의 중국 현지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비관세 보복인데 중국 시장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 여파가 만만치는 않다.

이 정도 되면 과연 무역전쟁에서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해진다. 미국은 중국의 공평치 않은 무역관행으로 제조업 중심의 많은 일자리를 잃고 여러 기업이 없어지거나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분명히 타당한 면이 있다. 그러나 이를 당장 무역전쟁으로 몰고가는 것이 현명한가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세계 무역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과 정책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분야가 있다고 해도, 그보다 훨씬 큰 차원의 이해, 즉 미국 소비자와 연관산업 및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과 중국의 미국에 대한 실물 금융투자에 대한 틀을 흔드는 것은 결코 미국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실리적 분석과 함께 잊어서는 안되는 점은 무역전쟁이 불러오는 자유시장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정신에 대한 도전이다.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능이 마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 정책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불확실성이 된다면 무역전쟁에서 잃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미국 뿐아니라 시장질서를 통해 번영해온 모든 자본주의 국가의 몫이 될 것이다. 전쟁은 어떻게든 피하는 것이 좋다.


최운화 / 유니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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