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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님 기고] 부모의 마음으로 데이빗 김을 지지하며

김영님, 조지아국제결혼여성회 회장

근간 애틀랜타 지역에서 연방하원 조지아 7지역구 민주당 결선후보로 나선 한국의 아들 데이빗 김(David Kim)을 지지하는 투표 열기는 화씨 80~90 도를 넘나드는 애틀랜타 지역의 날씨와 맞 먹을 정도로 뜨겁기만 하다.

필자는 외국인과 결혼하여 미국에 수 십년 동안 거주하며 생활의 터전을 가꾸고 있는, 이제는 어쩌면 미국인의 생활습관과 사상에 더 익숙하고 적응 되어있는 한국여성이다.

그런 내게도 데이빗 김의 연방하원 출마 소식이 새로운 기대와 도전, 그리고 뿌듯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니 나도 역시 어쩔 수 없는 한국을 가슴깊이 사랑하는 뿌리깊은 한국인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집에서 한 시간이 넘는 거리와 바쁜 일과로 인해 마음과는 달리 자주 봉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나는 틈틈이 귀넷 카운티 투표장에서 통역 봉사하며 느꼈던 점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통역을 도와드리며 만났던 한인들은 60대, 70대 분들이 대다수를 이루었는데, 심지어 지팡이를 짚어가면서까지 투표장에 나오시는 분들도 계셨다. 이 분들은 한국의 아들을 미국 의회로 보내 그가 당당하게 한인들을 대변해 주리라는 기대와 함께 우리 후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주고 본인들이 걸어왔던 힘든 이민생활을 후세에게는 더 이상 물려주지 않겠노라는 각오로 투표에 참여하셨을 것이다. 이런 노친들의 모습들은 애잔함과 잔잔한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경선 본선거에서 공화당 투표용지를 선택하는 바람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인 데이빗 김에게 투표하지 못 하게 되자 심히 실망하며 돌아가신 분들도 계셨고, 또 신분증을 깜박 잊고 가져오지 않아 집으로 갔다가 되돌아 와 투표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이시는 분들도 계셨다.

또 어떤 투표자는 서류 점검 절차가 생각보다 길어지자 접수자에게 험악한 표정을 지으셨고, 민망했던 내가 ‘어머님은 웃는 모습이 참 예쁘세요’라고 미소를 유도 했더니 순박한 함박 미소를 보여주셔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우리의 자녀들은 데이빗 김 후보를 바라보는 부모세대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왜 한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인 후보에게 투표해야 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 세대는 소수민족으로서 겪어왔던 소외와 괄시를 자신들의 2세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열망을 미국 정계에 진출하려는 한인 후보에게 투영해 표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껏 생계와 생존만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왔던 1세 한인들. 덕분에 자녀들을 일류 대학에 보냈고 좋은 집과 차, 그리고 부를 얻었을지는 모르지만,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서 힘을 발휘하려면 투표를 해야한다는 사실과 ‘정치가 역사를 만든다’는 격언의 의미를 이제는 서서히 체득해 가고 있는 중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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