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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통일

우리 힘으로 해방을 이루지 못한 업보가 너무 가혹하다. 바로 북한 문제다. 북한 문제는 정답이 없어 보인다. 일부 무개념의 사람들처럼 무작정 북한과 일전을 불사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북 인사들처럼 북한 눈치를 보며 무작정 퍼주기로 평화를 살 수도 없다.

미국이나 남한 모두 북한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넘쳐나지만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북한 문제는 그때그때 순간적인 불씨를 끄는 데 급급해왔다.

고등학생 땐 북진 통일로 우리의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청소년 시절의 단순무식한 발상이었고 그보다 과연 통일이 꼭 이뤄져야 하느냐는 부분도 의심이다. 과연 통일이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이뤄야하는 건가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한다.

못 사는 일가친척도 제대로 못 도와주고 남한만의 경제·사회 문제도 해결 못 하는데 북한과 통일되면 얼마나 시끄러울까. 통일에 앞서 그러면 어떤 식으로 통일이 이뤄져야 하느냐는 의문이다. 우리가 김씨 왕조에 순종하든지 아니면 김씨 왕손들이 우리에게 투항하든지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면 연방제가 답일까.



미국보단 약화된 연방제로 군사, 외교는 연방에서 기타 행정 등의 자치를 남북한이 나누다가 통일국가 성립이 가능할까. 북한과의 통일은 북한 내부에 급변이 생겨 쿠데타라든지 민중 봉기가 벌어져 김씨 왕조가 무너지는 건데 그렇다고 반드시 다음 정권이 김씨 왕조만 하느냐도 의문이고 혼란 속의 한반도 상황 속에서 중국이 북한을 접수해 버린다면 그것도 답이 없는 일이다.

이왕 수백만 명이 죽은 거 차라리 1953년 한국전쟁 막바지 때 만주를 폭격해 진검 승부를 가렸어야 했다든지 클린턴 때 영변 공습을 해서 그때 한 번 승부수를 걸었어야 한다든지 아니면 북한에 대기근이 왔을 때 그냥 지원해 주지 말고 내부에서 폭동이 일어나게 굶게 놓아두었어야 한다든지 하는, 벌어지지 않은 일에서 답을 찾는 헛수고도 해본다.

얼마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 기가 확 올랐을 때 북한과의 한판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세게 나오니 의외로 김정은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거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 특유의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 스타일로 김정은과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 하니까 김정은이 맞장구를 치는 분위기다.

북한이 선전용으로 잘 쓰고 남한의 친북 세력이 입에 달고 사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을 난 별로 믿지 않는다. 남북한이 나눠진 건 미소 등 강대국 때문이지만 여태까지 피 튀기면서 갈라져 있는 건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다. 좀 더 정확하게 예기하면 북한 때문이다. 북한이 말로만 우리 민족끼리가 아닌 진심으로 남한과의 화해를 원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딱 하나 있다. 북과 남 그리고 세계에 퍼져있는 모든 이산가족들을 보고 싶을 때 만나고 그리울 때 전화 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이산가족 상봉 때만 되면 나는 분노한다. 가족들이 서로 보고 싶다는데 누가 이걸 막는가. 한국 정부는 더 이상 막을 의사가 없다.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문재인 정부도 거창한 종전 선언 같은 의미없는 쇼에 신경쓰지 말고 먼저 가장 쉬우면서 가장 급한 이산가족들의 한부터 풀어주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지지율도 올라가면서 남북한이 통일을 향해 갈 수 있는 진정한 지름길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른 시일 내 상설 면회소 설치, 화상 상봉 및 영상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노력에 합의했다. -편집자)


김윤상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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