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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 특별기고] 나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4

4. 아시안 아메리칸의 자화상

최근 아시안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들이 갖고 있는 왜소한 정치력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구조사국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 출생 시민의 비율이 13.7%, 1910년 이래 가장 높다. 그런데 이 중에 동양계의 인구증가율이 41%, 라티노의 39% 보다도 높다. 그리고 동양계의 투표인 등록수가 일부 지역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고, 동양계의 인구분포도 전국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것이 동양계에 대한 관심고조의 이유이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력은 아직 여전히 바닥이다.

최근 여러 분석 기관들(National Asian-American Survey. Legal Defense Education Fund. Center for American Progressive)이 제시한 동양계의 모습을 종합하면 이런 상태이다.

1. 소수이다. 전체 인구의 5.8%. 투표수는 전체의 4%에 불과하다.



2. 투표를 잘 하지 않는다(2016년 선거 기록). 전체 투표수의 인종 비율을 보면, 아시안은 4%, 백인 70%, 흑인 12%, 라티노 12%이다. 투표율은 흑인이 66%, 백인 64% 그리고 아시안이 47%로 최하위이다.

3. 정치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이 심하다. 자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공화 지지인지, 민주 지지인지에 대한 의견이 없는 비율이 40%가 넘는다.

원인은:

1. 정체성에 대한 혼동이 여전하다. 내 자신이 아메리칸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고, 주류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동양계를 보고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한다.

2. 보이지 않는 존재이다. 보통 흑인을 ‘Black’ 이라고 하고, 백인을 ‘White’, 라티노를 ‘Brown’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동양계를 황인(Yellow)라고 부르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잘 보이지 않기(The invisible) 때문이다.

3. 언어 장벽이 높다. LEP(Limited English Proficient)-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비율이 35%에 달한다. 언어가 부족하니까, 정치 과정 전반에 걸친 이해가 크게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4. 주류사회가 외면한다. 동양계의 숫자도 적고, 투표도 안하고, 이해도 못하니까 정치권이 아예 외면을 한다는 것. 정치권의 접촉도(Contacted rate)가 31%, 평균은 53%이다.

5. 모범적 소수계(Model Minority)의 신화 때문- 동양계는 근면 성실하고, 범죄도 없고, 복지 혜택 의뢰도도 낮다는 모범적 이미지- 그러나 이들은 조용하고, 목소리도 없고, 보이지도 않고, 고분고분 하고, 자기주장도 약하고...이런 이미지가 강하다. Speak out! 사회에서 이것은 결정적인 흠이다. 그래서 이 모범 이미지는 신화 같은 ‘허상’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아시안-아메리칸의 정치 성향은 진보계, 민주당이 많다. 2016년 선거 분석에 따르면, 동양계의 투표 성향은 민주당 대 공화당- 57% 대 24%이다. 클린턴 대 트럼프-79%대 18%이다.

* 이 결과가 그럴듯하게 보이는 이유. 민주당의 동양계에 대한 대표성이 공화당 보다 크게 높기 때문이다. 2016년 각 당 전당대회의 대의원의 인종비율을 보면 공화당 대의원 2,300명 중 백인 대의원이 96%, 소수계가 모두 합해서 6%에 불과하다.
그러나 민주당 대의원의 경우, 전체 대의원 4,766명 중 백인 대의원이 50% 소수계가 50%, 이중에 동양계가 9%, 흑인이 25%, 라티노가 16%이다. 공화당은 96%의 백인 대의원 정당이고, 민주당은 50%의 소수계 대의원 정당이다.

명예 백인 의식

일부 사회학자들이 한인들에게 명예 백인 의식(Honorary White Mentality)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지는 꽤 오래 됐다. 코리안들이 타인종에 대해 우월감을 갖는다는 것. 이는 근면 성실 문화, 양반 의식, 단일 민족 문화, 그리고 경제적 성취에 대한 자신감 등이 이유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주류사회는 여전히 한인들을 이민자, 소수계로 간주할 뿐, 자신과 동류그룹으로, 즉 ‘US-우리’의 범주에 넣지는 않을 것이다, 주류사회에서 보면,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인들의 정치력이 평균 동양계의 그것보다 월등하다는 증거는 없다. 한인들의 정치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언어구사의 장애, 참여 결핍 등은 평균치를 넘지 못할 것이다. 한인에게는 타 동양계보다 특별한 부분도 있다.

1. 편안 지역(Comfort Zone)이 넓다. 우리끼리 모여, 회장님, 총장님 하면 된다. 영어를 하지 않아도 생활에 불편이 없다. ‘편안 지역’에 안주하면서 몇 십 년을 살아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다.

2. 모국 지향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 인터넷 시대 이후에 이런 현상은 더 고착화된 느낌이다. 언어 장벽은 쉽게 해결이 되지 않고, 모국의 소식은 재미있고... 모국의 장관 이름은 줄줄이 외우는데, 정작 내 세금을 다룰 주지사, 시장 이름은 모르는 ‘이상한 현상’이 빚어진다.

이런 특이한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한인들의 주류사회 접근이나, 시민 의식생성 과정은 점점 멀어져만 가게 된다.

필자가 하나쎈터에서 선거 참여 독려 전화 캠페인에 참여한 적이 있다. 여기서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많은 한인들이 선거 참여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는데, 정보 부족을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즉, 투표하러 가기는 갔는데, 정작 가고 보니ㅡ 누굴 찍어야 할지, 왜 찍어야 하는지, 이슈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더라는 불평이었다. 그 의미는- 많은 한인들이 미국에 살아온 연조가 길고, 집안에 2세, 3세들이 나왔으니, 정치 참여의 필요성은 잘 인식하게 됐으나, 커뮤니티 리더십의 지도력이 결핍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수많은 단체나 언론이나 교회나, 아무도, 한인들의 주류사회 진입을 돕기 위한 커뮤니티 교육에는 지도력 발휘를 하는 곳이 없다는 뜻이다.

이민 1세들에게는 모국에 대한 애착심(Emotional Attachment)이 당연히 있다. 우리뿐이 아니고 대부분 이민 1세 사회가 같은 현상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국과 관련된 감성적 이슈(Emotional Issues-태극기 또는 촛불 등)와 실질적 이슈(Practical Issues- 인종문제, 세금, 의료 보험문제 등)와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양자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권리와 의무가 달린 문제는 전혀 모르고, 감성적 이슈에만 매달리면, 이것은 나의 삶에 충실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을 알면, 우리의 생업의 질이 높아지고, 문화생활이 더 풍성해 질 것이고, 주류사회의 대접이 달라질 것이고, 나의 어깨가 더 넓게 펴 질 것이다.

앙드레 모로아가 미국사를 쓸 때 한 말이다. ‘미국의 개척민들은 역사서에 의존하지 않고, 예언서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말은 그들이 미래를 조망하며, 개척자로서 살고 있었다는 표현일 것이다. <끝>

시카고기독교 방송(AM 1590)
김정일의 시사해설(오전 8:40 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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