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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칼럼] 평생보장 연금 '어뉴이티'의 실제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주식시장이 급락해도 원금은 보장되고,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고소득을 받을 수 있다'는 투자상품을 선전하면 투자자 대부분이 솔깃해진다. 이런 대표적인 상품이 '어뉴이티'다.

월스트리트지에 의하면 최근 어뉴이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어뉴이티를 판매하는 보험회사나 금융회사는 유명 식당에 은퇴가 가까운 사람이나 이미 은퇴한 투자자를 초청한다. 이들은 어뉴이티가 죽을 때까지 연금을 주는 놀라운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투자종목에는 비용과 투자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어뉴이티를 판매하는 사람은 수수료나 제반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유는 수수료와 매년 부과되는 경비를 말하면 투자자가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의무 법이란 '투자를 도와주는 사람은 법적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법(Fiduciary)이다. 이 법안이 폐지된 이후 어뉴이티 판매가 급증했다. 현재 주식 브로커와 보험 에이전트는 100%, 그리고 대다수 재정설계사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서 일해야 한다는 법적인 요구가 없다.

신용의무 법안이 2017년 일시적으로 통과하자 재정설계사 1만7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메릴린치는 신속하게 월스트리트지에 전면광고를 냈다. 광고의 요지는 메릴린치는 앞으로 수수료를 받는 금융상품은 고객에게 일절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이런 약속을 광고하며 메릴린치가 얼마나 고객의 이익을 중하게 생각하는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 법안이 1년이 되기도 전에 완전히 백지화되자 메릴린치는 기다렸다는 듯,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고객의 돈을 다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용의무 법률이 제정되었을 때는 수수료가 부과되는 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법안이 무효가 되자 이런 상품에 다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신용의무 법이 존재하면 어뉴이티 판매가 큰 소송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어뉴이티와 같은 투자상품은 투자자의 이익보다는 판매한 보험이나 금융회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어뉴이티 판매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어뉴이티를 파는 판매원의 숫자도 최근 29%나 증가했다.

신용의무를 갖기 위해서는 간단한 시험을 통과한 후 금융기관(SEC)에 등록하면 된다. 소중한 고객의 돈을 운용하며 신용의무가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의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재정설계사가 신용의무를 가졌는지를 투자자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신용의무가 있다고 해도 재정설계사가 얼마나 성의껏 신용의무를 준수하느냐는 재정설계사 각자에게 달려있다. 하물며 처음부터 신용의무가 없는 재정설계사가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평생 모은 소중한 자산을 어뉴이티에 투자하기 전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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