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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국의 평화' 운전자 되어야

얼마 전 한국 방문 시 주말 이른 아침 광화문 광장을 찾아 나섰다. 광장에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의 동상까지 세워져 있으니 이곳은 한국의 역사와 현실이 함께하는 관광명소가 아닐수 없다. 파란 하늘 아래 북한산을 배경으로 광화문과 시민의 광장, 분수대와 동상 등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된 그림엽서에서 본 평화로운 광화문 광장을 상상하며 전철에 올랐다.

그러나 광장에 도착한 순간 평화로운 광장에 대한 나의 상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더 이상 한국의 별명이 될 수 없음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관광지조차 아침이 이토록 소란한지는 그날 처음 알게 됐다.

광장은 이른 시간인데도 이미 인파로 메워졌고, 확성기에서 터져 나오는 소음과 여기저기 나부끼는 각종 단체들의 구호와 깃발은 나의 눈과 귀를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시위대로 가득 찬 광장의 분위기는 불평과 불만, 항의와 적의가 뒤섞인 싸움터를 연상케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국외적으로는 대북 평화 협상과 국내적으로는 적폐청산 업무였다. 둘 다 별 성과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적폐 청산은 효과보다는 반감만 증폭시키고, 대북 평화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기대로 처음에는 신선한 희망을 주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나 했던 북한의 비핵화가 물 건너가며 먼 산 바라보는 꼴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제상황조차 악화되니 민심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현정부는 한반도 평화에 모든 것을 거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군사 분계선 해체, 남북 철도 연결 등 북한에 여러 가지 유화책을 쓰고 있지만 이러한 사업은 개성공단처럼 장래가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빈약한 국가 재정을 축내며 민생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대북 지원사업은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의 사업이다. 현 정부는 이제라도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재검토하여 올바른 정책을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국위를 선양한 기간은 6.25 이후 2015년대 전후까지로 이 기간 동안 국정 기조는 자유민주주의와 국방 강화, 그리고 시장경제 중심의 자본주의를 통한 경제 성장이었다. 북한과의 관계개선 없이도, 아니 북한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현 정부도 이러한 국정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경제 부흥을 통해 한국이 우선 평화로워져야 한다.

대북 평화 사업은 우리 정부 혼자서 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이것은 엄연한 국제 문제로서 관련 국가들이 동참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가 제대로 차를 몰지 못하는 이유다. 더욱이 남북문제의 키는 북한이 쥐고 있다. 북한이 응하지 않는 한 남북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북한이 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목적이 한반도 적화 통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산 넘어 산 격인 북한 문제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가의 총력을 집중해서 기업에 활력을 넣고 경제를 부흥시킬 때다. 경제 부흥은 우리가 성공한 적이 있는 우리 민족이 할 수 있는 과업이다.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대북 평화 사업이나 적폐 청산 작업에 몰두하여 민생을 도탄에 빠뜨릴 수는 없다. 한국의 경제가 부흥하고 국방이 강화되어 사회가 평화롭게 됐을 때 대북 평화 사업을 추진해도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가 아니라 한국 평화의 운전자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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